
하루 10만대 이상의 차량이 오가는 서울 내부순환로 정릉천고가에서 교량을 지탱하는 외부긴장재(텐던)가 반복해서 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텐던의 부식과 손상이 확인됐지만 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시는 2023년 정밀안전진단과 2025년 정밀안전점검에서 시설물 전체를 B등급으로 평가했으나, 2024년과 2026년 텐던 파단이 잇따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은 19일 서울시와 국토안전관리원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황 의원은 파단 뒤 교통통제나 위험 표지 설치, 주민 알림 등 안전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점검 방식의 한계와 별도 연구 결과를 설명하며, 손상 텐던과 파단 지점 주변 케이블을 포함한 35본을 내년 6월까지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한 달 통제 뒤에도 2024년·2026년 파단
텐던은 콘크리트가 차량 무게를 견디도록 안쪽에서 강하게 당겨 주는 강철 케이블이다. 교량을 지탱하는 핵심 부재로, 끊어지는 파단이 발생하면 구조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정릉천고가에서는 2016년 처음 텐던이 끊어졌고, 이후 2024년과 2026년에도 파단이 확인됐다. 황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기준으로 하면 2016년 이후 파단은 모두 세 차례다. 2016년 사고 당시 서울시는 약 한 달 동안 교통을 통제했다. 손상 케이블 32본을 교체하고 누수 차단과 분기별 점검을 이어갔다.
2016년 당시 정릉천고가 통제는 내부순환로 사근 램프에서 종암 갈림목까지 양방향으로 이뤄졌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정릉천 고가도로에 임시 구조물을 설치해 늦어도 한 달 안에 통행을 재개할 계획을 세웠고, 이후 텐던 교체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당시 서울시는 케이블 내부 충전재가 충분히 주입되지 않아 빗물이 들어가 부식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정릉천고가가 건설된 것은 1999년으로,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PSC) 공법이 적용됐다. 텐던 여러 개가 상판을 받치는 구조이며, 당시 보도에는 강연선 15개로 구성된 케이블과 콘크리트 내부에 매설된 텐던 8개, 외부에 노출된 텐던 12개가 소개됐다.
2016년 통제 때는 내부순환로 주변 도로에도 정체가 발생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종암로와 고산자로, 정릉로 등 보조 간선도로는 오전 6시부터 막히기 시작했고, 정체는 오전 9시가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내부순환로를 대신할 우회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늘면서 동부간선도로 등 주요 도로에도 혼잡이 이어졌다. 서울시 모니터링에서는 주요 우회로의 오전 7∼9시 평균 속도가 전주 월요일보다 최대 40% 이상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하루 약 10만대가 다니던 도로의 통행 제한은 주변 교통에도 영향을 미쳤다.
| 구분 | 텐던 파단·조사 내용 | 조치·평가 |
|---|---|---|
| 2016년 | 파단 1회 | 케이블 32본 교체 |
| 2024년 | 텐던 파단·손상 케이블 25본 확인 | 전수조사 실시 |
| 2026년 | 텐던 파단 확인 | 교체 계획 35본 |
B등급 점검 뒤 파단…조사 방식 두고 설명 엇갈려
서울시는 2023년 5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정밀안전진단을 했고, 2025년 2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정밀안전점검을 진행했다. 두 점검 모두 시설물에 중대결함이 없다고 보고 양호 수준인 B등급을 부여했다. 그러나 2024년과 2026년 텐던 파단이 발생하면서 점검 당시 결함을 발견하지 못한 이유와 점검 범위를 둘러싼 문제가 제기됐다. 황 의원은 안전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파단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두 점검 당시 콘크리트 내부를 조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텐던만 따로 평가한 것이 아니라 텐던을 포함한 시설물 전체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 B등급을 매겼다는 것이다. 시는 이후 수시점검 등에서 외부로 드러난 강연선이 처진 모습을 육안으로 확인해 파단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밀점검과 정밀안전진단의 평가 결과가 텐던 내부의 개별 손상 여부를 모두 확인한 결과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2024년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 텐던 전수조사를 별도로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는 교량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내부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텐던의 부식과 손상을 조사했다. 그 결과 부식되거나 손상된 텐던 25본이 확인됐다. 전수조사에서 발견된 손상 텐던은 현재까지 교체되지 않은 상태라고 황 의원은 밝혔다. 황 의원은 텐던이 반복해 끊어진 데다 손상 케이블도 남아 있는데, 안전점검에서는 양호 판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손상 25본 등급 놓고 공방…황희 “재평가해야”
황 의원은 정부 기준에서 케이블의 손상과 단면 손실을 동반한 부식은 구조 안전상 중대한 결함으로 분류되며 D등급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시는 자체 기준인 C3등급으로 해당 텐던을 분류했다. 황 의원은 서울시가 C3등급을 적용해 문제의 심각성을 축소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C3등급이 부식(Corrosion) 정도를 나타내는 분류이며 일반적인 시설물 안전등급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두 등급이 서로 다른 기준에 따른 것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파단이 발생했을 때 교통통제와 위험 표지 설치, 주민 알림 등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근거를 제시했다. 시는 2017년 한국콘크리트학회에 텐던 파단 때 교통통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용역을 의뢰했다. 당시 용역에서는 텐던 4개가 파단될 때까지는 교통을 통제하지 않고 교체해도 무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시는 설명했다. 2024년과 2026년 파단 발견 당시 별도 통제를 하지 않은 것은 이 연구 결과에 따른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황 의원은 “텐던이 세 차례나 끊어지고도 계속 '양호' 판정을 내리며, 중대손상 케이블 25본을 2년째 방치하는 것은 서울시 안전관리체계의 총체적 실패”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안전의식 부재와 안전 예산 투입 지연이 불러온 명백한 행정 부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소문고가 붕괴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릉천고가교 텐던 전체를 국가 세부 지침에 따라 재평가하고, 그 결과와 구체적인 교체 계획을 서울시민께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의원의 주장은 서울시의 안전관리와 등급 분류, 교체 지연을 문제 삼은 것이다.
서울시, 35본 내년 6월까지 교체 계획
서울시는 손상 사실이 확인된 텐던 25본에 더해 과거 파단이 발견된 지점 주변의 텐던 10본을 추가로 교체할 계획이다. 대상은 모두 35본이며, 교체 시점은 내년 6월까지다. 서울시는 사업에 필요한 예산으로 72억원을 책정했다. 2016년 파단 뒤 손상 케이블 32본을 교체했던 것과 별도로, 이번에는 전수조사에서 확인한 손상 텐던과 파단 지점 주변 케이블을 함께 교체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가 밝힌 일정은 손상 케이블 교체와 주변 텐던 추가 교체를 포함한다. 다만 황 의원이 지적한 25본은 자료 분석 시점까지 교체되지 않은 상태다. 황 의원은 국가 세부 지침에 따라 텐던 전체를 재평가하고, 결과와 구체적인 교체 계획을 시민에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시는 교체 대상 35본과 예산 72억원, 내년 6월까지의 일정을 제시했다. 정릉천고가의 과거 파단 이력과 점검 결과, 손상 텐던 분류 기준을 둘러싼 양측의 설명은 이처럼 다르며, 시가 제시한 교체 계획은 내년 6월 완료를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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