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님의 침묵은 시인 한용운의 시집 이름이다. 클라우드나 업무 소프트웨어 계약을 살피는 독자에게는 서비스가 소리 없이 멈춰 선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기사는 그 뜻에 맞춰, 계약서에 가동률 보장(SLA)이 몇 퍼센트로 적혀 있을 때 실제로 얼마나 오래 멈출 수 있는지 계산하는 법을 다룬다. 문학 작품으로서의 님의 침묵을 찾는 독자에게는 맞지 않는 글이다.
가동률 퍼센트를 시간으로 바꾸는 계산
SLA는 서비스 수준 협약이라는 뜻으로, 제공자가 약속하는 품질 수준을 계약에 적어 둔 것이다. 그중 가장 흔한 항목이 가동률이다. 가동률은 정해진 기간 중 서비스가 정상으로 쓰일 수 있었던 시간의 비율이다. 그러므로 중단 허용 시간은 기간에 (100% 빼기 가동률)을 곱하면 나온다.
30일 한 달은 720시간이다. 가동률 99%라면 한 달에 7.2시간까지 멈춰도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니다. 99.9%는 약 43분, 99.99%는 약 4분 20초이다. 1년(365일, 8,760시간)으로 늘려 보면 99%는 약 87.6시간이고 99.9%는 약 8.76시간이며 99.99%는 약 52분이다. 퍼센트 뒤에 9가 하나 붙을 때마다 허용 시간이 10분의 1로 줄어든다.
숫자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것들
같은 99.9%라도 계약마다 뜻이 다르다. 먼저 측정 기간이 월 단위인지 연 단위인지 보아야 한다. 연 단위라면 하루 가까이 멈춰도 약속 안에 들어갈 수 있다. 다음으로 사전에 알린 점검 시간을 계산에서 빼 주는지, 서비스 전체가 멈춘 경우만 세는지 일부 기능이 멈춘 경우도 세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예외 조항이 많을수록 체감하는 중단은 숫자보다 길어진다.
측정하는 주체와 방식도 갈린다. 대개 제공자가 자기 기준으로 측정하고, 고객이 이의를 제기하려면 기한 안에 신청해야 한다. 응답이 느려 쓸 수 없는 상태를 중단으로 보는지도 계약마다 다르다. 업무가 몰리는 시간대에 멈추는 한 시간과 한밤중의 한 시간은 피해가 전혀 다른데, 대부분의 SLA는 이 둘을 똑같이 센다.
약속을 어기면 무엇이 돌아오나
흔한 오해는 가동률 보장이 곧 손해 배상이라는 생각이다. 실제로는 약속에 못 미칠 때 다음 달 이용료의 일부를 깎아 주는 크레딧 방식이 많다. 이 비율은 가동률이 낮아질수록 커지는 단계로 정해지는 것이 보통이며, 구체적인 단계는 계약서마다 달라 직접 읽어야 한다. 업무 중단으로 생긴 매출 손실까지 메워 주는 구조가 아닌 경우가 많고, 크레딧도 신청해야 받는다.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의 일부 서비스는 약관에 단계별 크레딧표를 두고 고객의 신청을 전제로 한다. 다만 이는 그 나라 서비스의 계약 관행일 뿐이며, 우리나라에서 적용되는 소비자 보호 규정이나 계약 해석과는 구조가 다르다. 국내 이용자라면 계약서에 적힌 준거법과 분쟁 해결 절차까지 함께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경우에 따라 필요한 수준도 달라진다. 하루 몇 번 확인하는 사내 문서 도구라면 한 달 몇 시간의 중단은 견딜 만하다. 고객 주문이나 결제처럼 멈추면 곧바로 손실이 나는 업무라면 허용 시간을 분 단위로 따져야 한다. 업무 메신저처럼 모두가 동시에 쓰는 서비스는 짧은 중단도 협업 전체를 멈추게 하므로, 숫자와 함께 복구에 걸리는 시간 목표도 보아야 한다.
아래 표는 가동률별 허용 중단 시간을 한눈에 비교한 것이다.
| 가동률 | 30일 한 달 허용 중단 | 1년 허용 중단 |
|---|---|---|
| 99% | 약 7.2시간 | 약 87.6시간 |
| 99.9% | 약 43분 | 약 8.76시간 |
| 99.99% | 약 4분 20초 | 약 52분 |
계약 전에는 이 순서로 확인하면 된다. 측정 기간이 월인지 연인지, 점검 시간과 일부 기능 중단이 계산에서 빠지는지, 보상이 크레딧인지 배상인지, 신청 기한이 있는지를 계약서의 SLA 항목과 제공자의 공식 안내 문서에서 찾아 읽어 보면 된다. 퍼센트를 시간으로 바꿔 우리 업무가 견딜 수 있는 중단과 비교해 보면 그 보장이 충분한지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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