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국방장관이 올해 12월 워싱턴에서 별도 회담을 한 뒤 2027년 초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SCM이 해를 넘겨 열리는 것은 1998년 이후 28년 만이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28일 필리핀 세부에서 만나 제58차 SCM의 성공적인 개최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이 적기에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정부는 당초 올해 SCM에서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치고 전작권 전환 목표 연도(X연도)를 도출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12월 워싱턴 회담 뒤 2027년 초 SCM
국방부에 따르면 강 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은 28일 필리핀 세부에서 회담하고 제58차 SCM의 개최 일정을 논의했다. 두 장관은 SCM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으며, 이를 위해 올해 12월 워싱턴에서 양자 회담을 하고 2027년 초 SCM을 열기로 했다. 미국 국방부도 SCM이 내년 초 개최될 예정이라고 확인했으며,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일정이 늦춰진 이유에 대해 “양측 지도부의 일정이 맞지 않아 상호 합의에 따라”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SCM은 한미 국방장관이 전작권과 확장억제 등 양국 국방 현안을 논의하는 연례 협의체다. 양국 국방부 장관이 주요 군사정책을 협의·조정하는 최고위급 회의로, 통상 한국과 미국에서 번갈아 개최돼 왔다. 회의에서는 실무급 협의체에서 논의된 사안도 다루며, 통상 한미 간 협의를 거쳐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이번에는 연례 회의 개최에 앞서 12월 양자 회담이 별도로 마련됐다. 한미 국방장관 간 연례 회의가 다음 해로 넘어가는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미국의 이라크 공습으로 미군 고위 당국자의 방한이 어려워 제30차 SCM이 1999년 1월로 미뤄졌다.
| 일정·항목 | 내용 |
|---|---|
| 워싱턴 양자 회담 | 2026년 12월 |
| 제58차 SCM | 2027년 초 |
| 회담 예정 시간 | 15분 |
| 회담 진행 시간 | 40분 |
| SCM 해 넘김 | 28년 만 |
이번 필리핀 회담은 강 장관이 지난달 22일 취임한 뒤 헤그세스 장관과 처음 대면한 자리였다. 양 장관은 제1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만났다. 당초 회담은 15분가량 예정됐으나 실제로는 약 40분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발표와 관련 보도에 따르면 회담은 순차통역이 아닌 동시통역 방식으로 이뤄졌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SCM의 구체적인 개최 날짜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FOC 검증과 전작권 전환 조건 논의
정부는 올해 SCM에서 미래연합군사령부의 FOC 검증을 마무리한 뒤 전작권 전환 목표 연도를 도출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SCM이 내년 초로 연기되면서 당초 계획한 연내 목표 연도 도출은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작권 전환은 FOC 검증 이후 미래연합사의 완전임무수행능력(FMC)을 평가하고 검증하는 단계를 거친다. 원문에 따르면 정부는 FMC 평가와 검증을 약 1년이면 마무리할 수 있다고 봐 왔으며, 이 일정에 따라 2028년 또는 더 이른 시점을 목표 연도로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다만 FOC 검증에 필요한 조건의 충족 여부를 두고 한미 군사당국 간 이견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이번 회담에서 헤그세스 장관이 전작권 전환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했고, 두 장관이 전환이 적기에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 소식통은 “한미 간 큰 이견은 없다”며 “군사적 수준의 입장차는 긴밀히 협의하면서 해소해 나가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전작권 전환이 한미가 상호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또 “양국은 어떠한 전환이 이뤄지기 전에 필요한 조건들이 충족되도록 보장한다는 약속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양자 간 절차의 결정이나 결과를 예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은 한쪽의 일정만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양국이 합의한 조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라는 설명이다. SCM에서는 양국 국방장관이 주요 국방 현안을 함께 다루고 공동성명에 합의하는 만큼, FOC 검증과 전환 조건에 관한 협의도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
‘가속화’ 대신 ‘적기’…양국 발표 문구 차이
이번 회담에서 양 장관은 전작권 전환을 ‘적기에’ 순조롭게 추진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9월 열린 한미 국방당국 고위급 협의체 통합국방협의체(KIDD) 공동성명에는 전작권 전환 ‘가속화’를 위해 협력을 강화한다는 표현이 담겼지만, 이번 국방장관 회담 발표에는 ‘가속화’라는 말이 포함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전작권 전환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고, 헤그세스 장관도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면서 양국 국방당국의 협력을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SCM 개최 연기 사유에 대해 미 국방부 당국자는 양측 지도부의 일정이 맞지 않은 점을 들었다. 원문은 이란 전쟁 상황 등 미국 측 사정도 일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SCM 일정과 관련해 “그쪽(미측) 사정도 있으니까 좀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 국방장관의 12월 회담은 SCM에 앞서 열리는 별도 협의 자리다. 국방부 발표는 두 장관이 제58차 SCM의 성공적인 개최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올해 SCM을 통해 FOC 검증과 X연도 도출을 추진해 왔으나, 일정 변경으로 관련 협의는 내년까지 이어지게 됐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유지훈은 “올해 SCM에서 FOC 검증을 마무리하고 전작권 전환 연도를 구체화하려 했던 만큼, 이번 연기로 관련 논의와 결정 일정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전작권 전환은 특정 시점보다 한미가 합의한 조건의 충족 여부와 공동평가 결과가 핵심이라는 점에서 일정 자체보다는 실질적인 준비와 양국 간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동맹 협력과 아세안 회의 계기 양자 회담
강 장관은 회담에서 한미동맹이 지난 70여 년간 역내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한미 간 굳건한 신뢰와 '파이트 투게더'(fight together) 의지를 바탕으로 한미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한미가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국방당국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회담 뒤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강 장관과의 만남을 알리며 “미국은 자국 방위에 진지한 의지를 가진 동맹국들과 함께한다”고 썼다. 미측이 한반도 재래식 방위에서 한국의 책임을 늘리는 ‘동맹 현대화’ 필요성을 강조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내용이 원문에 담겼지만, 국방부 발표에 구체적인 논의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강 장관은 같은 날 일본, 호주 등 아세안 국가 국방장관들과도 잇달아 양자 회담을 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대신과의 회담에서는 지난 9월 북한군 지뢰 폭발 상황을 설명하고, 한반도 군사적 긴장 고조와 북러 군사협력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리차드 말즈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과는 양국 간 연합훈련과 고위급 교류, 방산 수출 등 국방·안보 분야 협력에 공감하고 북한군 지뢰 폭발 등 한반도 긴장 상황을 논의했다. 이들 회담도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뤄졌다.
한미 국방장관은 올해 12월 워싱턴에서 다시 만나고, 제58차 SCM은 2027년 초 개최하기로 했다. SCM의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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