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새 역할을 맡은 경영진 (사진= 연합뉴스 제공)

SK그룹이 30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유임하고 에너지·화학 계열사 경영진을 재편하는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주요 계열사 CEO를 대거 교체한 데 이어 올해는 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과 지주회사 SK㈜ 장용호 대표이사 등 기존 경영진을 유지하는 한편, SK이노베이션에 정승일·강동수 사장을 각자 대표로 배치했다. 그룹은 실무형 리더와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앞세워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전력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이뤄졌다. SK그룹은 30일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어 각 계열사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장단 인사 사항을 공유했다. SK그룹 관계자는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안정적 수익 구조를 확보하고, 글로벌 기술 및 사업 혁신을 가속하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주요 CEO 유임하고 지주사 포트폴리오 관리 강화

SK하이닉스는 2022년 3월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곽노정 CEO를 유임해 기존 경영 체제를 이어간다. SK㈜도 장용호 CEO를 유임했다. 장 CEO는 그동안 겸임해온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직은 내려놓고 지주회사 경영에 집중한다. 지난해 주요 계열사 CEO를 대거 교체한 뒤 이번에는 핵심 계열사 경영진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인사를 구성했다.

SK㈜는 포트폴리오 관리 전문가인 김선혁 SKC 전략부문장을 담당 사장으로 승진 발탁했다. 김 사장은 SKC 사업모델 혁신그룹장과 포트폴리오 관리 부문장 등을 거쳤다. 장 CEO가 포트폴리오 관리와 재무 전략 등 주요 경영 현안을 총괄하고, 김 사장은 계열사 운영 개선 실행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SK㈜는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해 추진해온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AI·반도체·에너지솔루션 중심의 성장 전략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장 CEO는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SK㈜ 경영에 전념하게 됐다. 지주회사에서 사업 재편과 재무 전략을 담당하는 장 CEO와 계열사 운영 개선을 지원할 김 사장의 역할을 나눈 것이 이번 SK㈜ 인사의 주요 내용이다. 그룹은 지난 3년간 추진해온 사업 재편과 운영 개선을 토대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진행하고 있다. 김 사장 발탁은 이 작업을 이어갈 담당 사장급 인사를 보강한 것이다.

SK하이닉스 미주총괄 신설…AI 메모리 고객 대응

SK하이닉스는 곽 CEO를 유임하는 동시에 사장급 미주총괄을 신설했다. 개발총괄을 맡아온 안현 사장이 미주총괄을 맡는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개발을 이끈 안 사장은 미국 현지 빅테크 고객사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수주 확대를 추진한다. SK하이닉스는 미주총괄 신설을 통해 현지 고객사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안 사장이 맡았던 개발총괄에는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차 사장은 개발총괄과 미래기술연구원장을 겸임하며 선행 기술과 제품 개발의 연계를 맡는다. SK하이닉스는 기술 개발과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는 사장급 보직을 함께 조정했다. 곽 CEO의 유임으로 최고경영자 체제를 유지하면서, 안 사장을 미주 지역 고객 대응에 배치하고 차 사장에게 개발 업무를 맡기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 글로벌성장 태스크포스(TF)를 맡아온 윤풍영 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 사장은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 총괄 사장으로 선임됐다. 사장급 인사는 글로벌 사업 확장과 신성장동력 발굴을 맡는다. SK그룹은 해외 사업 조직도 손질해 기존 미주·중국·일본에 더해 동남아 지역 총괄을 신설하고 추형욱 사장을 보임했다. 추 사장은 동남아 지역 총괄을 맡아 현지 사업을 담당한다.

SK이노베이션에 정승일·강동수 각자대표

에너지·화학 부문에서는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을 재편했다. 신임 CEO로 내정된 정승일 SK㈜ 미래성장담당 사장은 전력·에너지 분야 전문가다.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지냈고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SK그룹은 올해 1월 정 사장을 영입해 SK㈜ 미래성장담당 사장 겸 SK하이닉스 에너지 TF 사장을 맡긴 바 있다. 정 사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에너지 시장 변동성 등 대외 리스크에 대응하고 신규 전력 사업을 본격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SK㈜ 운영 전반을 총괄해온 강동수 사장은 SK이노베이션 각자 대표이사와 SK에너지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강 사장은 기존 사업에서 현금 흐름을 창출하고 이를 미래 신사업 투자로 연결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두 사람은 SK이노베이션의 각자 대표 체제를 맡는다. SK그룹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데 대응해 정유·화학 중심이던 에너지 사업을 액화천연가스(LNG)·발전·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 생산·저장·공급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정 사장은 전력·에너지 정책과 산업에 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력 사업 확대를 맡고, 강 사장은 기존 사업의 수익성과 투자 기반을 담당한다. SK그룹은 지주회사와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에 각각 역할을 나눠 맡을 경영진을 두고 에너지 사업 전환을 추진한다. SK이노베이션 산하 SK지오센트릭 CEO는 SK엔무브 CIC를 이끌어온 김원기 사장이 겸직한다. 김 사장은 고부가 화학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다.

가스·디스커버리 인사와 11월 사업 논의

SK디스커버리는 윤병석 SK가스 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SK가스 대표이사에는 송경열 전략본부장이 승진·내정됐다. 송 사장은 밸류체인 고도화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SK그룹은 계열사별로 대표이사와 사장급 인사를 조정해 에너지·화학 부문의 경영진을 새로 배치했다. SK지오센트릭에서는 김원기 사장이 CEO를 겸직하고, SK디스커버리와 SK가스에서는 윤 사장과 송 본부장이 각각 새 역할을 맡는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내년에도 최창원 부회장이 맡는다. 최 의장은 2023년 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선임됐다. 수펙스 담당 사장으로는 권영수 SK이노베이션 전략본부장이 승진 임명됐다. 권 사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계열사 간 협업과 그룹의 미래 준비 과제를 맡는다. 해외 조직에는 동남아 총괄이 새로 만들어졌고, SK하이닉스에는 미국 현지 빅테크 고객사 대응을 위한 미주총괄이 신설됐다.

인사는 11월 1일부로 시행된다. SK그룹은 11월 CEO 세미나를 열고 내년 사업 전략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에서 유임된 주요 CEO들은 기존 경영을 이어가며, 새로 선임되거나 보직을 옮긴 사장단은 계열사 사업 재편과 전력 사업 확대, 글로벌 고객 대응 등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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