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민주당이 3일(현지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연방 상원과 하원을 동시에 장악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최소 54석을 확보했고, 하원에서는 과반을 훌쩍 넘는 228석을 확보한 상태다. 미 언론들은 민주당이 최종적으로 244∼250석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화당은 상원 44석에 그쳤고, 남은 2곳은 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상원에서 뒤집힌 구도
미 동부시간 4일 오전 6시 현재 민주당은 주요 상원 경합지에서 잇따라 승리를 확정하며 의석을 빠르게 늘렸다. 공화당은 44석 확보에 머물렀고, 알래스카와 미시시피 등 2곳에서는 초접전 개표가 진행 중이다. 민주당은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텍사스, 캔자스, 오하이오, 아이오와, 메인 등 7개 주에서 공화당이 보유했던 상원 의석을 탈환했다.
공화당의 전통적인 강세 지역에서 나온 결과도 적지 않았다. 캔자스에서는 94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이 탄생했고, 텍사스에서는 38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이 나왔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28년 만에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메인에서는 공화당 수전 콜린스 의원이 패했고, 오하이오에서는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전 의원이 상원에 복귀했다. 아이오와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최대 경합지로 꼽힌 7곳 가운데 개표가 끝나지 않은 알래스카를 제외한 6곳을 민주당이 휩쓸었다.
| 항목 | 민주당 | 공화당 |
|---|---|---|
| 상원 확보 의석 | 54석 | 44석 |
| 하원 확보 의석 | 228석 | - |
| 하원 최종 전망 | 244∼250석 이상 | - |
| 최대 경합지 7곳 결과 | 6곳 | 0곳 |
하원도 과반을 넘어선 압승
연방 하원의 경우 이번에 새로 뽑는 전체 435석 가운데 민주당은 현재 228석을 확보했다. 과반 기준인 218석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미 언론들은 민주당이 최종적으로 244∼250석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민주당은 접전이 예상됐던 하원 선거구 가운데 승패가 확정된 20곳을 모두 가져갔다. 공화당 의석 확대를 위해 추진된 선거구 재획정의 표적이 된 지역 대부분도 민주당이 지켜냈다.
이번 결과는 상원과 하원을 동시에 가져간 2006년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중간선거에서 야당이 의회를 모두 탈환한 셈이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상임위원회의 소환장 발부 권한을 앞세워 트럼프 행정부와 대통령 일가 사업에 대한 조사에 나설 수 있다. 내년 1월 하원의장에 오를 것이 유력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메디케이드 삭감 철회,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관세에 대한 의회 권한 회복, 이란 전쟁 중단을 4대 중점 과제로 내걸었다. 민주당이 이를 쟁점화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여 온 관세와 대외 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텍사스·캔자스·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나온 이변
이번 선거에서 가장 눈에 띈 장면은 공화당 텃밭에서 민주당이 잇따라 승리한 대목이다. 텍사스에서는 69.3% 개표 상황에서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58.8%를 얻어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의 39.6%를 앞섰고, 텍사스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이 나온 것은 1988년 이후 처음이었다. 캔자스에서는 민주당 애덤 해밀턴 후보가 공화당 현역 로저 마셜 의원을 꺾었고,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민주당 애니 앤드루스 후보가 공화당 후보를 눌렀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민주당 로이 쿠퍼 전 주지사가 공화당 마이클 와틀리 전 공화당전국위원회 의장을 이겼다.
메인에서는 공화당 수전 콜린스 의원이 5선 도전에 실패했다. 오하이오에서는 2년 전 낙선했던 셰러드 브라운 전 의원이 복귀했고, 아이오와에서는 조시 투렉 후보가 공화당 애슐리 힌슨 하원의원을 꺾었다. 조지아에서는 민주당 현역 존 오소프 의원이 공화당 마이크 콜린스 후보를 크게 따돌렸고,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케이샤 랜스 바텀스 전 애틀랜타 시장이 공화당 릭 잭슨 후보를 꺾었다. 조지아 주지사직을 민주당이 되찾은 것은 20여 년 만이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바텀스 당선자는 미국 역사상 선거로 뽑힌 첫 흑인 여성 주지사로 기록됐다.
주지사 선거까지 번진 역풍
민주당의 성과는 연방 의회에만 그치지 않았다. 텍사스와 조지아, 오하이오, 아이오와 등 공화당 텃밭 지역의 주지사직도 민주당이 가져왔다. 이로써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주는 현재 24개에서 최소 28개로 늘어나게 됐다. 민주당이 전체 50개 주지사직 가운데 과반을 차지하는 것 역시 2006년 이후 20년 만이다.
개표 초반부터 양당의 분위기는 크게 엇갈렸다. 미 주요 방송사들은 미 동부 시각 3일 오후 10시 무렵부터 민주당의 하원 탈환을 예측하기 시작했고, 1시간 30여 분 뒤에는 상원 과반 확보 전망도 나왔다. AP는 4일 새벽 하원 승자를 민주당으로 확정했다. 상원은 민주당 54석, 공화당 42석으로 집계됐고, 개표가 늦은 알래스카 등 일부 지역에서는 결과가 더 늦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할 의향이 있다. 우리는 민주당과 협력할 것이며, 협력을 고대한다. 우리는 아마도 뭔가 합의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는 "나는 투표용지에 없었다. 내가 있었다면 우리가 압승했을 것"이라고 적었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민주당은) 정신 나간 것들을 보내올 것이고 나는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상·하원과 주지사 선거에서 동시다발로 성과를 내면서, 내년 1월 출범하는 제120대 의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의회의 충돌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거부권과 상원의 필리버스터 제도 때문에 민주당도 입법에 제약이 있는 만큼, 남은 임기 2년 동안 양측의 대치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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