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
SBS D포럼(SDF) 2026이 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했다. 올해 22회를 맞은 SDF는 ‘대체지능시대, 생각 주권을 묻다’라는 주제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작·판단·의사결정까지 침투하는 현 상황에서 인간이 지켜야 할 가치와 사회적 선택을 집중 조명했다. 개막식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축사, SBS 사장 양윤석의 개막사, AI 정렬 연구 선구자 엘리에저 유드코스키와 옥스퍼드대 필립 코랄루스 교수의 주목할 발언이 이어졌다. 행사 전후로는 국방·뇌과학·예술·시민 인식 등 다채로운 세션이 진행돼 AI와 인간의 관계를 다각도로 탐구했다. 이번 포럼은 AI가 인간의 ‘생각 주권’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보호·조정하기 위한 정책·기술·윤리적 접근 방안을 제시하는 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AI 시대 인간 선택과 주권을 ‘시대적 과제’로 강조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 홍보소통수석 성기홍이 대신 전한 축사에서 “인공지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인간 고유의 선택과 주권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는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현재 AI가 초래한 ‘거대한 전환기’를 언급하며, 지난 9월 유엔 총회에서 제시한 ‘글로벌 AI 기본사회’ 비전을 소개했다. 이 비전은 AI 발전의 혜택이 어느 국가·개인도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담고 있다. 이어 “인공지능이 기후 위기·보건 등 인류 공통의 난제를 해결하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와 긴밀히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SDF가 ‘인간의 주체성과 책임을 유지하면서 AI를 어떻게 혁신 동력으로 활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양윤석 SBS 사장, ‘생각 주권’ 물음과 AI 시대 인간 판단의 위기 제기
양윤석 SBS 대표이사 사장은 개막사에서 “인간보다 빠르게 판단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AI는 이제 인간의 ‘생각’도 맡아 주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간의 가치에 인공지능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에 맞춰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며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양 사장은 “수천 년 전 문자의 발명은 인간을 망각하게 하기보다 더 멀리 생각하게 만들었다”면서,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 인간은 판단하고 결정하고 공감하고 더 멀리 내다보는 능력을 과연 지켜낼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는 SBS가 사회공헌 지식 나눔 플랫폼으로서 미처 준비되지 않은 질문을 가장 먼저 제시한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이번 포럼이 사회가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는 동력이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엘리에저 유드코스키, 초지능 AI 위험 경고와 한국 반도체 통제 촉구
AI 정렬 연구 선구자 엘리에저 유드코스키는 “AI 개발 경쟁의 유일한 승자는 AI”라며 무분별한 초지능 AI 개발이 인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자신들이 개발하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할 것이라는 게 가장 큰 핑계”라며 경쟁이 멈추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유드코스키는 초지능 AI가 인간과 무관한 목표를 추구하면서 지구 자원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위험을 강조했다. 그는 국제조약을 통한 협력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AI 개발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핵심 공급국인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 관련 법률 개정과 반도체 수출을 추적·관리함으로써 초지능 AI 통제에 대비하라”고 주문했으며, 상황이 위험해지면 메모리 반도체를 판매 중단하라는 강력한 입장을 밝혔다.
필립 코랄루스 교수, ‘인생 자동완성’ 경계와 질문 기반 AI 제안
옥스퍼드대 철학·AI 연구자인 필립 코랄루스 교수는 AI가 인간 판단을 대신하면 자율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AI 시스템이 여러분의 판단을 자신의 판단으로 대체한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여러분 자신을 일부 대체하는 셈”이라며 위험성을 진단했다. 코랄루스는 ‘피상적 선호 충족’과 ‘연성 온정주의’가 인간을 ‘인생 자동완성(Autocomplete for life)’ 상태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500년 역사의 철학적 탐구 방식을 AI에 접목시켜 이용자에게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질문 추천 시스템(Erotetic Recommender System)’ 기반 AI 에이전트를 설계하자고 제안했다. “AI는 단순히 답을 제공하거나 다른 누군가의 견해로 우리를 유도하는 대신, 우리 자신의 판단에 중요한 질문들을 검토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AI가 이용자의 말에 무조건 동의하지 않고, 충분히 숙고하지 않은 판단을 경고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 전반, AI와 인간 관계를 다각도로 조명
SDF 2026에서는 국방·뇌과학·예술·시민 인식 등 다양한 분야가 AI와 인간 관계를 탐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참여한 국방 AI 세션에서는 전장·국방 산업에 AI가 미치는 변화와 인간 통제 문제를 논의했다. 서울대 심리학과 차지욱 교수가 소개한 거대뇌모델은 AI를 활용해 인간 뇌 활동을 해독하는 기술을 제시했으며, AI와 뇌 연결 시 ‘신경 주권’ 이슈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디어 아티스트 강이연 교수는 AI가 창작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며 인간 창의성과 기술의 관계를 조명했다. 또한 약 2,000명을 대상으로 한 AI 국민인식 조사 결과는 시민들의 AI에 대한 인식과 우려를 파악했으며, 연세대·KAIST·SBS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결론과 향후 일정
SDF 2026은 AI 시대 인간 ‘생각 주권’ 보전을 위한 정책·기술·윤리적 논의의 장을 제공했다. 포럼에서는 대통령·SBS 사장·국제 AI 전문가들의 발언을 통해 AI 개발 경쟁 규제, 반도체 수출 관리, 질문 기반 AI 설계 등 구체적인 과제가 제시되었다.
출처 : SBS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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