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양도소득세 부담이 주택 소유자의 재산권 행사와 주거이동에 제약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유기업원은 12일 『이슈와 자유』 제34호 「양도소득세 강화의 경제적·헌법적 문제와 제도개혁 과제」를 발간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상한과 다주택자 중과세가 거래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양도소득세가 투기이익 환수와 과세 형평성을 위한 제도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세율 인상이나 공제 축소가 이어질 경우 매각 시점이 뒤로 밀리는 이른바 거래동결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세 부담이 커질수록 주택 처분을 미루려는 유인이 생기고, 이는 주택시장 유동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자의 시각에서 보면 이번 보고서는 세제의 형평성과 시장 기능 사이의 충돌을 정면으로 짚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2026년 정부 세제개편안에 담긴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이 핵심 쟁점으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1세대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거주기간 중심으로 바꾸고, 공제금액에 2028년 20억 원, 2029년 이후 10억 원의 상한을 두는 방안이 장기보유자의 세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공제 축소 역시 민간 임대주택의 보유와 처분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가상 시뮬레이션도 제시됐다. 25억 원에 취득한 주택을 75억 원에 양도하는 10년 이상 보유·거주 1주택자의 경우, 추정 양도세액은 공제상한 적용 전 약 3억 4,700만 원에서 적용 후 15억 1,000만 원으로 늘어났다. 추가 세 부담은 약 11억 6,300만 원으로 추정됐다. 다만 보고서는 이 수치가 일반 누진세율과 지방소득세를 적용한 가상 계산이며, 개별 필요경비와 감면은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헌법적 쟁점도 제기됐다. 주택 매각 자체가 법으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과중한 세 부담 때문에 재산 처분이나 대체주택 취득을 포기하게 되면 재산권의 실질적 행사가 제약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령자의 주택 규모 축소나 직장 이전, 가족 돌봄 등으로 이주가 필요한 가구에는 주거이동 비용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세 부담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위헌성이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과세 목적과 부담의 비례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의 잦은 변경도 문제로 꼽혔다. 보고서는 정부가 2026년 5월 중과 유예를 종료한 뒤, 같은 해 8월 세제개편안에서 2027~2028년 중과세율을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2029년 다시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한 점을 언급했다. 이런 변화가 매도와 증여를 특정 시기에 몰리게 하고 이후 거래를 위축시켜 시장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광용 실장은 “장기보유특별공제 상한을 재설계하고, 물가상승분을 고려한 과세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장기 임대공급과 단기 투기를 구별해 다주택자 중과세를 합리화하고, 주거이동을 위한 과세이연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이번 정기국회 세법개정 심사에서는 세수 확보와 과세 형평성뿐 아니라 주택거래의 유동성과 국민의 재산권 보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양도소득세는 주택거래를 억제하는 수단이 아니라 실현된 양도차익에 합리적으로 과세하는 제도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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