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약 63억 달러(약 8조4천억원) 규모의 자산이 빠져나간 사건의 배후로 북한 해킹조직이 지목되면서, 미국이 8년째 공개수배 중인 북한 해커 박진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 31일 이번 사건이 북한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 조직은 박진혁이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해킹집단 라자루스와 연관된 세력이다.
미국 법무부가 2018년 9월 공개한 형사소장에 따르면 박진혁은 김책공업종합대학을 나온 뒤 조선엑스포합영회사에서 10년 넘게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미국은 이 회사를 북한 정찰총국 산하 110연구소의 사이버 작전을 돕는 위장회사로 판단했으며, 박진혁이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도 이 회사 소속으로 활동한 것으로 파악했다. FBI 자료에는 출생연도가 1981년과 1984년으로 각각 적혔고 박광진(Pak Kwang Jin) 등 가명을 쓴 이력도 담겼다.
그는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 2016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자금 탈취, 이듬해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방글라데시 사건에서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를 통해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허위 송금 지시가 전달됐고, 약 10억 달러를 노렸지만 일부 거래가 막혀 실제 탈취액은 8천100만 달러였다. 2016~2017년에는 록히드마틴을 겨냥한 악성 이메일 공격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고 미 법무부는 밝혔다.
미 법무부는 2020년 12월 은행사기 공모 혐의 등을 더해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았고, 2021년 2월에는 전창혁·김일과 함께 13억 달러 이상을 탈취하거나 갈취하려 한 혐의의 확대 공소장을 공개했다. 호주 정부도 지난해 11월 그를 금융 제재 대상에 올리고 입국을 금지했다. 다만 북한은 2018년 미국의 기소 당시 박진혁이라는 인물의 존재 자체를 부인했으며, 공개수배 8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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