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전쟁이 길어지는 가운데 미군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을 조지 워싱턴함으로 교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중(對中) 견제와 한반도 유사시 대응 태세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월 13일(현지시간) 미 당국자를 인용해 예정된 항모 교대 배치 계획에 따라 워싱턴함이 중동으로 이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나 미군의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고, 워싱턴함이 빠진 자리를 다른 항모가 메울지에 대한 언급도 없는 상황이다.
워싱턴함은 2008년부터 일본 요코스카 기지를 모항으로 삼아 인도·태평양 지역에 상시 전진 배치된 미군의 유일한 항모다. 2015년 정비를 위해 일본을 떠난 뒤 약 10년간 로널드 레이건함이 그 자리를 대신했고, 워싱턴함은 2024년 다시 일본에 재배치됐다.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일본을 찾았을 때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함께 승선했던 항모도 워싱턴함이었다.
미 해군 전문매체 USNI 뉴스는 같은 날 보도에서 캘리포니아에 있는 시어도어 루스벨트함과 그 전단이 배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루스벨트함은 미군의 4번째 니미츠급 핵추진 항모다. 다만 중국의 군사 위협이 줄지 않고 미국이 인도·태평양을 최우선 전구로 삼고 있는 만큼, 워싱턴함을 대체할 다른 항모 투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워싱턴함에 대해 "기본적으로 동북아 지역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배치하는 전력"이라며, 대체 항모가 바로 배치되지 않으면 "그만큼 즉각 대응할 전력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이 다른 지역에서 전쟁을 수행할 때 동북아 배치 전력이 이동해 일시적 공백이 생긴 전례가 있었다며 "전력 공백기를 슬기롭게 채워가는 것이 한미동맹의 능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미국의 전직 고위 당국자는 아시아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오키나와에 배치됐던 제31해병원정대(MEU) 병력 2천500명이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과 함께 중동으로 이동하고, 경북 성주군의 사드(THAAD) 전력 일부도 중동으로 재배치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전례 없는 수의 출격을 펼치는 시점에 억지력이 이동한 것"이라며 "가장 심각했던 시기에도 지금처럼 억지력 공백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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