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이 8월 17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김동관 수석부회장이 이들 3개 회사에서 부여받은 양도제한조건부 주식(RSU)의 시장가치는 2025년 말 기준 2천682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별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천65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가 771억원, 한화솔루션이 26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김 수석부회장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으로 한화그룹의 후계자로 꼽힌다.
시장가치는 미지급 수량에 작년 말 종가를 곱해 산출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지급 수량은 17만5천410주, 종가는 수정주가 기준 94만1천원이다. 한화는 미지급 수량 94만4천548주에 종가 8만1천600원, 한화솔루션은 미지급 수량 97만718주에 종가 2만6천800원이 각각 적용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2023년까지 10만원 안팎이었으나 지난해부터 방산주 랠리 속에 가파르게 올랐다.
김 수석부회장은 한화와 한화솔루션에서는 2020년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는 2021년부터 매년 RSU를 부여받았다. 지급 조건은 최대 10년간 고의의 중대한 손실이나 책임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이 조건이 충족되면 2030년부터 순차적으로 주식을 받게 된다. 지난해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만684주, 한화 23만3천178주, 한화솔루션 39만8천964주를 각각 부여받았으며 가득 시기는 5∼10년 뒤다. 한화 측은 "시장가치는 부여 시점으로부터 최대 10년 경과 후 지급 시점의 주가에 따라 변동할 수 있어 지금의 시가를 기준으로 환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RSU 가치가 오른 것은 그간 한화의 방산·조선 계열사의 주가가 상승한 경영 성과"라고 설명했다.
RSU는 국내에서 한화그룹이 2020년 처음 도입한 이후 네이버, 쿠팡, 두산, 크래프톤, 에코프로 등으로 확산했다. 두산그룹의 박정원 회장은 올해 상반기 보수 455억8천만원으로 주요 그룹 총수 연봉 1위에 올랐는데, 두산 주가 급등으로 3년 전 받은 RSU 가치가 13배인 376억원으로 불어난 영향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4년 보고서에서 RSU가 대주주나 오너 일가에 수량 제한 없이 부여될 수 있어 "대기업을 중심으로 경영권 승계나 지배력 강화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화 측은 김승연 회장이 이미 세 아들에게 지주사 격인 ㈜한화 보유 주식을 절반 증여해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라며 "승계를 위한 것이 아니며 승계나 지배력 강화에도 영향이 없는 수량"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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