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재러드 쿠슈너가 17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4시간에 걸쳐 회담했다. 로이터·AFP·dpa 통신에 따르면 쿠슈너 특사는 전날 이집트에서 하마스 수장 칼릴 알하이야와도 별도로 만나는 등 이틀에 걸쳐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을 접촉했다. 이번 방문에는 가자지구 평화 구상을 감독하는 '평화위원회'의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고위 대표도 동행했다. 이스라엘 총리실과 평화위원회 측은 회담을 "깊이 있고 건설적"이며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양측은 가자지구 비무장화와 재건, 공중보건 문제를 논의하고 무장해제와 위생·식수 문제를 각각 다룰 실무그룹 두 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핵심 쟁점에서는 입장차가 여전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가자지구 전역에서 무장해제를 완료하기 전에는 이스라엘군 재배치나 철수, 재건 착수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회담에서 철군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할 경우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고 한 이스라엘 관리가 로이터에 전했다. 이 관리는 또 하마스가 소형 무기를 포함해 모든 무장을 완전히 해제하기 전에는 재건을 시작하지 않는다는 데 네타냐후 총리와 쿠슈너 특사가 합의했다고 말했다. AFP는 하마스의 무기 반납과 폐기 과정을 국제안정화군 사령관인 재스퍼 제퍼스 미군 소장이 감독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먼저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로드맵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이스라엘이 약속을 이행해야 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전날 회담에서도 무장해제 등 로드맵 이행에 앞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을 중단하고 '황색선' 밖으로 철수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슈너 특사는 회담 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최소 30일 뒤 일부 무기 제거가 시작되고 60~90일 이후에는 하마스의 일부 터널이 메워지기 시작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박한 위협이 있을 때 미국이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구체적 의미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자지구 재건과 관련해 "비무장화가 이뤄질 때까지 재건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 앞서 이집트에서 하마스 측에 무기 반납 여부 검증과 향후 가자지구 통치 불참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 총리가 오는 10월 27일 총선을 앞두고 있어 협상 전망도 밝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선을 앞둔 그가 선거 전 가자지구 문제에서 상당한 양보를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무슬림 8개국은 전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로드맵 거부를 비판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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