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6일(현지시간)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를 지시하면서 미국 야권과 주요 언론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미국 정치권과 언론은 이란 전쟁으로 미군 자원이 중동에 집중된 상황에서 이번 결정이 아시아 동맹국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계인 민주당 앤디 김(뉴저지) 상원의원은 엑스(X)에 올린 성명에서 "한국과의 동맹은 미국의 안보와 번영에 매우 중요하다"며 "오늘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은 이러한 관계를 경시하는 것으로 비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서울에서 한미 장병들을 만난 경험을 언급하며 "연합훈련에 관한 결정은 공동으로 이뤄져야 하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방적으로 발표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마크 켈리(애리조나) 상원의원도 X에 "연합훈련을 무력화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실수"라고 적었다. 켈리 의원은 해군 파일럿 출신으로 걸프전 등에서 39차례 전투 임무를 수행한 참전 용사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전쟁으로 막대한 자원과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무엇을 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아시아 동맹국들의 걱정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이 이란전으로 핵심 무기 부족을 겪으면서 아시아 배치 자원을 중동으로 옮기고 있다고 짚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막기 위해 방위 공약을 강조해 왔지만 이번 훈련 축소로 이 같은 정책 목표 달성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AP통신은 이번 결정을 "적대국 지도자의 편을 들면서 동맹국에 맞서는 듯한 태도를 보인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평가하며, 지난 5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안규백 국방장관과 회동한 뒤 한국의 국방비 증액과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던 것과 대비된다고 짚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이 이란 전쟁에서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이 이번 정책 변화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는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합의된 2천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프로젝트가 진전되지 않은 점도 배경으로 거론했다. 트럼프 1기와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몽골 담당 국장을 지낸 애덤 패러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대미 투자 합의의 진전 부족이든, 이란 전쟁에 대한 지원 거부든 한국 정부를 향한 불만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훈련 축소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 가능성에 대해서도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은 김정은은 더 강력한 입지를 확보했고, 지금까지 대화 관여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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