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자신의 대화 요청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응답했으며 대화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는 한미 연합훈련이 북한에 부적절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며 국방부에 훈련 대폭 취소를 지시했다고 밝혔고, 15일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2019년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만난 사진을 올린 바 있다.
북한의 공개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이어 대북 유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북미 대화 재개에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17일 시작된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 이후 연합 야외기동훈련(FTX) 일부가 취소되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훈련 축소 방침이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종전 다자논의와 병행될지도 관심사다. 이 대통령의 제안은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6·25전쟁 당사국들이 종전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자는 구상으로, 트럼프 대통령도 2018년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이를 합의한 바 있어 거부감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국 내에서는 북한의 상응 조치 없는 종전에 거부감이 있고, 다자 논의는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변수로 꼽힌다.
19~20일로 예정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의 방한도 주목된다. 조현 외교장관은 왕 부장에게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하며 종전 논의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화 재개 노력을 포함한 대북정책 전반에 대해 (미국과)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유지 중"이라며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의미 있는 북미 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해 긴밀한 한미 공조하에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연합훈련 축소처럼 한반도 안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사안을 한국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발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코리아 패싱' 우려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한미 공조가 철저하지 않으면 한국은 완전히 배제되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한미 공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미 정상 간 소통 여부에 대해 "우리 정부가 이것에 대해 확인해줄 사항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으며, 오는 9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를 계기로 한미 간 대북 정책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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