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오후 3시 30분 기준가는 전날(1,411.8원)보다 14.1원 떨어진 1,397.7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9월 24일(1,397.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1,400원선이 무너진 것은 작년 10월 2일(1,399.5원) 이후 10개월 반 만이다. 이날 저점은 1,396.0원으로, 역시 작년 9월 24일(1,390.0원) 이후 최저치다. 환율은 1,413.3원으로 출발해 장중 내내 낙폭을 키웠으며, 지난 7월 1일 고가(1,559.2원)와 비교하면 한 달 반 사이 160원 하락했다.
환율 하락은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 물량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기대 약화가 겹친 영향으로 분석된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소매판매,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상시적인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가 전날(현지시간) 장중 연 5.33%대까지 올라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성장률 확대보다 재정 우려로 해석하면서 달러 강세로 이어지지 않았다. 미국 재무부 집계 기준 국가부채는 39조9천억달러로 이번 주 40조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보도했다.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총 8조1천292억달러를 순매수한 외국인의 환전 수요도 결제 시차를 두고 환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꼽힌다. 다만 이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5천억원을 순매도하며 6거래일 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수출업체 네고 영향이 있어 보인다"면서도 "물량 자체가 많았던 것은 아닌데, 달러를 사는 수요가 없다 보니 매도가 조금만 나와도 환율이 쉽게 밀리는 장세였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이 무너지니 수출업체 달러화 매도 물량이 대거 나온 영향이 큰 것 같다"며 "SK하이닉스의 달러 매도 공급이 많은 상황에서 다른 수출업체들도 매도 물량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달러 공급 '홍수'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은 한동안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정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는 있지만 예전처럼 수조 원씩 매일 파는 것은 아니어서 환율이 더 내려갈 것 같기도 하다"며 "1,380원대에서 더 내려갈지 하단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 등 달러 강세 요인이 나온다면 오를 수는 있다"면서도 "되돌린다고 하더라도 1,420∼1,43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조선업체 등 수출업체들의 달러 공급 능력 등을 고려하면 1,300원대 중반까지는 가능성을 열어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9.458로 0.19 하락했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78.20원으로 5.69원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0.11엔 오른 달러당 159.139엔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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