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나마운하청은 8월 20일(현지시간) 파나마 운하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며 통과 선박 수를 축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달 4일부터 일일 통과 선박 수는 34척으로 제한되고, 15일부터는 32척으로 추가 축소된다. 파나마 운하의 하루 최대 처리 용량은 40척이다. 온두라스 정부는 수도 테구시갈파를 포함한 전국 298개 지자체 중 234곳에 가뭄 경보를 발령했다. 이 같은 중남미 가뭄의 주요 원인은 지구 온난화와 결합한 역대급 엘니뇨 현상으로 지목된다.
유럽에서도 가뭄 장기화로 원전 가동에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불가리아 에너지부는 다뉴브강 수위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코즐로두이 원전 가동 원자로 2기 중 1기의 출력을 약 120메가와트(MW)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가리아 전력의 3분의 1 이상을 공급하는 코즐로두이 원전이 발전량을 줄인 것은 가동 52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헝가리와 루마니아도 다뉴브강 수위 저하로 원전 발전량을 급격히 줄였고, 프랑스도 지난달 12일 기준 원자력 발전 용량의 43%에 해당하는 최대 29기가와트(GW) 설비를 가동 중단했다.
세르비아에서는 다뉴브강 지류인 사바강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며 강 아래 가라앉아 있던 증기 예인선 잔해가 노출됐다. 미 CBS방송에 따르면 '사바 강의 타이타닉'으로 불리는 이 선박은 1900년대 초반 건조됐다. 미국에서도 저수지 수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두 번째로 큰 저수지인 파월호수는 지난 15일 수위가 3천519.8피트(약 1천72m)로 2023년 4월 기록한 역대 최저치보다 낮았다. 미국 최대 저수지인 미드호는 지난 6일 수위가 1천40.5피트를 기록해 2022년 7월 최저수위인 1천40.58피트보다 낮아졌으며, 이는 1937년 인공 조성 이래 약 90년 만의 최저치다.
가뭄은 이란 전쟁으로 이미 타격을 입은 글로벌 운송망에 추가 부담을 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셰브론 등 에너지 업체들은 미국에서 아시아로 액화석유가스(LPG)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파나마 연안 환적을 활용하고 있다. 네오파나막스급 선박의 파나마 운하 통과 비용이 급증하자, 이보다 작은 파나막스급 선박으로 운하를 통과한 뒤 LPG를 네오파나막스급 선박에 옮겨 싣는 방식이다.
유럽 내륙 수로 운송망의 중심인 라인강 유역 상황도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덴마크 해운업체 머스크는 "전례가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라인강을 따라 위치한 대부분의 내륙 항구는 바지선으로 접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 수로관리청의 장 로랑 키슬러 개발 이사는 "바지선 한척에 실릴 화물을 운송하는 데 100∼200대의 트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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