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와 인쇄회로기판(PCB)용 전해동박을 만드는 세계적 소재기업 론디안 왓슨 뉴에너지 테크놀로지 그룹(NYSE: FOIL)이 지난 12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20년 넘게 동박 제조 외길을 걸어온 이 회사는 반도체 산업의 경쟁축이 칩 성능에서 상류 소재 부문으로 옮겨가면서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다.

상장 첫날 투자자들의 반응은 뚜렷했다. 주가는 시초가부터 오름세를 타며 장중 한때 큰 폭으로 뛰었고, 첫 거래일 상승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단순한 데뷔 이상의 의미로, 시장이 동박이라는 소재 산업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그동안 시장은 론디안 왓슨을 배터리 소재 공급업체 정도로 분류해 왔지만, 이는 회사의 실제 경쟁력을 절반만 본 것에 가깝다. 이 회사는 초박막 리튬이온 배터리용 동박과 함께 저조도 PCB용 동박까지 함께 생산하는데, 후자는 AI 컴퓨팅 인프라 확산과 맞물려 전략적 가치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분야다. 골드만삭스는 AI 서버 수요 급증에 따라 HVLP 동박 수요가 향후 수년간 연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가파른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론디안 왓슨의 HVLP 동박은 낮은 표면조도를 구현해 5G 통신망과 AI 서버, 고속 데이터센터에 공급되고 있으며, 별도의 RTF 동박 라인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전 세계 전기차 보급과 에너지저장장치 확대라는 안정적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회사는 전동화와 AI 인프라라는 두 축에서 동시에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적으로도 이런 흐름이 뒷받침된다. 지난해 론디안 왓슨은 리튬이온 배터리용 동박 판매량 세계 1위에 올랐고,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한국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솔루스첨단소재는 매출 증가에도 여전히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일본 미쓰이금속광업 역시 AI용 PCB 수요 덕에 동박 부문 매출은 늘었지만 그룹 전체 성장은 제한적이었다. 업계 전반이 침체를 딛고 회복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규모와 수익성 두 측면에서 앞서가는 모습이다.

이런 격차는 결국 기술 진입장벽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해동박 생산은 첨가제 배합부터 용액 정제, 전류밀도 제어, 표면 개질까지 수십 단계의 화학·물리 공정을 거치는데, 오랜 대량생산 경험 속에서 축적된 공정 노하우와 배합비는 단순히 설비 투자만으로 따라잡기 어렵다. 자본만으로 복제되지 않는 이런 축적된 기술력이야말로 론디안 왓슨이 상장 이후에도 시장의 신뢰를 이어갈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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