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가자지구 활동가 여권 반납명령 적법 (사진= 연합뉴스 제공)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27일 김아현씨(활동명 해초)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여권 반납 명령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김씨는 여행금지지역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던 중 지난해 10월 구호선단을 타고 이동하다 이스라엘군에 배가 나포돼 현지 교도소에 이틀간 수감된 뒤 풀려난 바 있다.

외교부는 이후 김씨에게 여권 반납을 명령했다. 그러나 김씨는 명령을 송달받기 전인 올해 3월 재항해를 위해 출국했고, 여권법 규정에 따라 반납 명령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여권이 자동으로 무효가 됐다. 이에 김씨는 무효화 조치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 5월에는 제3국에서 가자지구행 구호선박에 다시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뒤 석방되기도 했다.

재판부는 외교부의 여권 반납 명령이 김씨를 위한 보호 조치로, 거주·이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처한 위험과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외교부가 여권 반납 외에 다른 보호수단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타당하다"며 "여권 반납 명령이 김씨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해 비례 원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재판 직후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해되지 않는다. 외교부, 재판부, 한국 정부가 말하는 안전이라는 게 무엇이냐"고 반발했다. 재판을 방청한 정의당 권영국 대표는 "옆집에서 강도, 살인사건이 벌어져 그 문제점을 지적하려 '강도야, 살인이야'라고 외쳤는데, 갑자기 고성방가라며 그럴 자유가 없으니 침묵하라는 판결"이라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학살은 국제적인 문제고,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에도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씨는 여권 무효의 근거가 된 여권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도 냈으나, 지난 5월 헌법재판소 사전심사에서 각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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