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상장사를 기업 특성에 따라 나누는 세그먼트 제도를 2027년 중 시행할 계획이다. 최지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9월 29일 금융위원회와 거래소가 공동 주관한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행사에서 올해 4분기 공청회를 시작으로 의견을 모으고 관련 규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제도는 일반 상장사 가운데 대표기업으로 성장한 곳을 가칭 ‘코스닥 셀렉트(Select)’로 분류하고, 부실기업은 가칭 ‘관리군’으로 구분하는 방식이다.
코스닥에는 성장 단계와 특성이 다른 1천800여개 기업이 상장돼 있다. 거래소는 세그먼트 구분을 통해 투자자가 기업을 살펴볼 때 참고할 신호를 제공하고, 성장한 기업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지 않고 코스닥에 남을 기반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최 상무는 “세그먼트 제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기업을 단순히 서열화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혁신기업의 지속 성장과 투자자의 기업 선별을 지원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2006년 기업 규모와 성장 단계, 특성에 맞춰 세그먼트 체계를 도입한 나스닥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한편 상장폐지 요건 강화도 추진한다. 최 상무는 2024년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코스닥의 상장폐지 기업 수가 비교 대상 거래소 중 가장 적은 평균 32개였고, 비중은 1.8%였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올해 초부터 시가총액·매출액 관련 상장폐지 요건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한편, 기업이 대응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 등 연착륙 장치를 시행하고 있다.
토론에서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세그먼트가 코스닥 기업을 구분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 임태혁 ETF운용본부 상무는 기관 자금 유치를 위해 코스닥에 수익성과 혁신성을 갖춘 기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거래소는 업계 자문 등을 이어가고 필요하면 추가 공청회를 열 계획이며, 시행 시점은 관계기관 협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세그먼트 개편은 당초 구체적인 기준 공개가 예상됐던 일정에서 벤처업계의 서열화·낙인 우려 등으로 지연돼 왔다. 5월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가 코스닥 관련 논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참여자 의견을 반영해 제도를 마련 중이라고 밝혔으며, 시행 시기는 2027년 하반기가 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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