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위고비·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지정하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방침에 문제를 제기했다.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치료 목적을 벗어난 무분별한 처방과 불법 유통은 관리해야 하지만, 약물 자체에 먼저 오남용 낙인을 붙이는 방식이 최선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식약처는 리라글루티드·세마글루티드·터제파타이드 성분의 비만치료제를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9월 기준 자체 규제심사를 마치고 규제합리화위원회 심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정이 이뤄지면 의약분업 예외지역 약국에서도 처방전 없이 해당 약을 판매할 수 없게 되는 등 관리가 강화된다. 박 부위원장은 비만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달라졌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가 비만을 만성·재발성 질환으로 보고 GLP-1 계열 치료제를 성인 비만의 장기치료 수단으로 조건부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일부 고위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세마글루티드와 터제파타이드 등 GLP-1 계열 약물이 필수의약품 목록에 포함됐다고 했다.
박 부위원장은 발기부전 치료제와 스테로이드 등이 들어간 오·남용우려의약품 틀에 비만치료제를 추가하는 것이 적절한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아그라와 마운자로를 같은 규제의 틀에서 봐야 하는지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최근 위고비·마운자로 수요가 늘면서 온라인 불법판매와 해외 반입 문제도 커지고 있다. 식약처는 올해 1~9월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온라인 불법판매·알선 게시물 949건을 적발했고, 관세청도 해외 반입 통관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박 부위원장은 높은 가격과 접근성 문제 때문에 해외 구매나 불법 유통, 이른바 나눠 맞기가 생긴다면 원인부터 살펴야 한다고 했다. 오·남용우려의약품이라는 이름이 환자에게 위험한 약이라는 공포만 남기고 정작 오남용을 줄이지 못한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오남용 문제를 가볍게 보자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규제가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규제합리화위원회 민생분과 규제심사에서는 식약처의 지정 근거와 실제 규제 효과, 해외 관리 사례, 의료계와 환자의 우려, 제도권 안에서의 관리 방안을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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