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지뢰 폭발 현장 조사 자료 (사진= 연합뉴스 제공)

한국 정부가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과 최근 군사분계선(MDL) 일대 긴장 고조 행위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서한을 보냈다. 정부는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폭발이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해당 행위가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한편, 긴장 고조를 막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서한은 안보리 의장국인 그리스의 승인을 거쳐 15개 이사국에 회람됐으며, 안보리 공식 문서로도 채택될 예정이다. 정부는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도 서한 발송 사실을 회원국에 알렸다.

그리스 의장국에 보낸 2쪽 서한, 15개 이사국에 회람

22일(현지시간) 주유엔 한국대표부에 따르면 차지훈 주유엔대사는 안보리 의장국인 그리스의 주유엔대사 앞으로 약 2쪽 분량의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폭발이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이를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한 정부의 입장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북한에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고, 한반도 긴장 고조를 방지하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서한은 안보리 의장의 승인을 거쳐 이날 오전 15개 안보리 이사국에 회람됐다.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이사국 회람 절차가 승인됐다고 밝혔다. 문서는 안보리의 공식 문서로 채택돼 수일 내 안보리 웹사이트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회람과 문서 게재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관련 내용을 안보리 기록으로 남기는 절차다. 서한이 공식 문서로 등록되더라도 안보리 차원의 별도 결의가 채택되거나 북한을 규탄하는 조치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이번 서한에서 요구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 역시 안보리의 별도 결정과는 구분된다.

9월 21일 DMZ 폭발, 장병 3명 부상

서한 발송의 계기가 된 사건은 지난 9월 21일 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이다. 참고 자료에 따르면 당시 군사분계선 남쪽에서 지뢰가 폭발해 우리 군 장병 3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2명은 중상을 입었다.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는 공동 조사 결과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남쪽에 매설한 지뢰가 폭발한 것으로 판단했다. 유엔군사령부도 해당 행위를 정전협정 위반으로 공식 확인했다. 정부는 안보리 의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이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북한에 사건에 대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또 한반도 내 긴장 고조를 막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서한에는 최근 북한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진행된 한국군의 정당한 작전 활동을 ‘도발’로 규정하고, 긴장 고조의 책임을 한국 측에 돌리려는 행위에 대해서도 주의를 환기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엔총회 제1위원회에서도 남북이 각각 주장

한국 정부는 이날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도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을 발송한 사실을 193개 회원국에 공유했다. 제1위원회는 군축·국제안보를 다루는 회의다.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소속 이동준 참사관은 회의에서 한국의 지뢰 제거 노력을 소개한 뒤 9월 21일 DMZ 지뢰 폭발 사건을 언급했다. 이 참사관은 “북한이 정전협정을 완전히 준수하고, 한반도 내 긴장 고조를 막으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북한 측 대표는 한국의 행동이 긴장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북한 측 대표는 “한국의 무모한 행태로 인해 북한 남쪽 국경을 따라 새로운 전쟁 위험이 만연하고 있다”며 “한국은 일방적으로 조작되고 사전 계획된 연극 같은 상황에 책임을 묻고 우리의 국제적 이미지를 훼손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측은 지뢰 사건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주장도 부인하고 책임을 남측에 돌렸다. 이후 남북은 각각 답변권을 행사해 추가로 공방을 벌였다. 한국 측은 회의에서 지뢰 제거 노력을 소개하고 북한의 정전협정 준수와 대화를 촉구했으며, 북한 측은 한국의 행태가 전쟁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양측의 주장은 제1위원회 회의에서 각각 제시됐다.

확성기 방송 예고와 2015년 서한 발송 사례

북한은 최근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를 예고하고, 이른바 ‘남부 국경 요새화’ 현장 시찰 활동을 공개했다. 북한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북한군이 선을 넘었을 때 한국군이 취한 정당한 대응을 도발이라고 주장해 왔다. 한국 정부는 안보리 서한을 통해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에 관한 입장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군사분계선 일대의 긴장 고조 행위에 대해서도 주의를 환기했다. 서한에는 북한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 긴장 방지와 신뢰 회복을 위한 대화 촉구가 함께 담겼다.

한국 정부가 안보리 의장에게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지적하는 서한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부는 2015년 8월 북한의 DMZ 목함지뢰 도발 당시에도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정전협정 위반을 지적했다. 이번 서한은 안보리 이사국에 회람된 뒤 공식 문서로 채택되고, 수일 내 안보리 웹사이트에 게재될 예정이다. 서한의 회람과 공개는 정부가 제시한 사건 조사 결과와 입장을 유엔 기록에 남기는 절차이며, 별도의 안보리 결의나 북한에 대한 공식 규탄 조치와는 다른 절차다.

정부가 보낸 서한은 안보리 공식 문서로 채택돼 수일 내 웹사이트에 올라갈 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유엔총회 제1위원회에서 회원국에 서한 발송 사실을 공유했고, 회의에서는 남북 대표가 각각 사건과 한반도 긴장 상황에 관한 주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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