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압록강대교를 통해 중국 단둥에 도착한 김정은 (사진= 연합뉴스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도착했다. 지난해 9월 중국 항일전쟁 승전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뒤 1년 1개월 만이자 여섯 번째 방중이다. 중국 경제 분야를 총괄하는 리창 국무원 총리가 현지에서 김 위원장을 맞았다고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밝혔다. 구체적인 중국 내 일정은 공식 확인되지 않았고, 윤 의원은 김 위원장이 당일 방중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방중 시점은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 기념일인 10월 25일을 하루 앞둔 때다. 최근 공식 개통한 신압록강대교를 통한 이동과 리창 총리와의 만남을 계기로 북중 경제협력과 양국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신압록강대교 건너 단둥 도착…구체적 일정은 미확인

정부 소식통은 24일 김 위원장이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사전 예고 없이 이뤄졌다. 일본 외교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서는 북한과 국경을 맞댄 단둥 일부 지역에 엄격한 교통 통제가 있었고, 인근 호텔 예약도 제한됐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이 조치가 북한 고위급 인사의 방문과 관련됐다는 관측도 보도됐다. 다만 정부가 확인한 사실은 김 위원장의 단둥 도착이며, 이동 경로를 제외한 세부 동선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리창 총리가 김 위원장 일행을 맞이했다. 일부 보도는 리 총리가 김 위원장과 오찬을 함께하고 일정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신압록강대교 관련 행사에 참석하고 단둥의 항미원조기념관을 방문했다는 내용도 보도됐지만, 원문에 인용된 윤 의원은 구체적인 일정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김 위원장이 당일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따라서 현지 일정의 내용과 귀국 시점은 확인된 발표와 보도된 내용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12년 만에 공식 개통한 다리…경제협력 상징으로 부각

왕복 4차로에 총길이 3,026m다. 12년 전 완공됐지만 북한 측 연결도로와 통관시설 미비 등을 이유로 공식 개통이 미뤄졌다. 북중 관계가 복원되는 흐름 속에서 지난 15일 공식 개통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대교가 문을 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뤄졌고, 그는 이 다리를 이용해 중국에 들어갔다.

개통식에는 양국 고위급 인사로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와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가 참석했다. 박태성 북한 내각총리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각각 영상으로 축사를 했다. 김 위원장이 신압록강대교 현장을 시찰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통식 당시 북중 양측은 관영매체를 통해 대교 개통의 의미로 ‘경제연계’와 ‘공동이익’을 강조했다. 대교는 양국 간 교역 거점을 연결하는 시설인 만큼, 개통 이후 경제·무역 교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구분내용수치
김 위원장 방중방문 횟수6회
신압록강대교차로 수4차로
신압록강대교총길이3,026m
신압록강대교완공 후 개통까지12년

항미원조 기념일 하루 전 방문…양국 관계 부각

김 위원장의 방중은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 기념일인 항미원조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중국군은 1950년 10월 19일 압록강을 넘어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중국은 첫 승리를 거둔 10월 25일을 기념일로 정했다. 항미원조는 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돕는다는 뜻이다.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김 위원장이 직접 중국으로 향한 사실과 방중 시점이 맞물리면서, 북중 양국의 전통적인 관계를 재확인하는 방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부 보도는 김 위원장이 단둥의 항미원조기념관을 방문했을 가능성을 전했지만, 일정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중국 항일전쟁 승전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계기로 베이징을 방문했다. 당시 9월 2일부터 4일까지 머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났다. 이번 방문은 그로부터 1년 1개월 만이자 여섯 번째다. 과거 다섯 차례 중국을 찾았을 때는 매번 시 주석과 회담했지만, 이번에는 시 주석과 만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26일부터 29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 참석을 앞두고 있다.

북미 회담 관련 논의 주목…사망설 이후 공개 행보

윤 의원은 이번 방중 목적과 관련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과 함께 신압록강대교 개통 등 조·중 관계에서 이벤트라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추정된다”면서 “중국의 5중 전회가 있는 데다 대교 개통 이벤트의 경우 오래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교 시찰과 리창 총리 회담을 통한 경제협력 확대가 방문의 주요 의제로 거론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연내 회담을 추진해온 만큼,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북중 간 논의가 있었는지도 관심을 받았다.

11월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이를 전후한 북미 정상 간 대면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회동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이 커졌다. 이번 방중을 앞두고 해외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김 위원장 사망설이 돌기도 했다. 북한은 20일 경공업 부문 전시회장을 방문한 김 위원장의 모습을 공개했고, 24일에는 대규모 군사 부문 행사 지도 모습을 공개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김 위원장의 방중은 자신을 둘러싼 사망설을 반박하는 의미,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사전 조율을 하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중국 내 일정과 귀국 여부, 리창 총리와의 회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은 26~29일 베이징에서 20기 5중전회를 열고, 다음 달 18~19일에는 선전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북한과 중국이 신압록강대교 개통 뒤 경제·무역 교류를 어떻게 이어갈지, 북미 대화와 관련한 논의가 있었는지는 향후 양국의 발표와 관련 일정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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