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실낙원’ 포스터 (사진= 소속사 제공)

연상호 감독의 저예산 영화 ‘실낙원’이 해외 판권 선판매 수익으로 순제작비를 넘어서는 성과를 거둔 데 이어 국내 극장에서도 관객을 만나고 있다. 지난 21일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첫 주말 동시기 개봉작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26일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누적 관객은 10만4886명이다. 약 14회차 촬영으로 완성한 ‘실낙원’의 순제작비는 5억원대다. 토론토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 하와이국제영화제에 초청됐으며, 개봉 전 세계 118개국에 선판매됐다. 지난해 순제작비 약 2억원을 투입한 ‘얼굴’이 약 108만 관객을 모은 데 이어 연 감독의 두 번째 저예산 프로젝트도 제작비 회수에 성공했다. 대규모 제작비 영화 ‘군체’까지 흥행한 연 감독의 올해 작품 성적과 함께, ‘실낙원’의 제작 과정과 개봉 이후 관객 추이가 주목받고 있다.

14회차 촬영, 순제작비 5억원대 작품

‘실낙원’은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류소영과 죽은 줄 알았던 아들 류선우가 다시 만나며 벌어지는 심리 스릴러다. 김현주가 엄마 류소영을, 배현성이 아들 류선우를 연기했다. 소영은 아들을 잃은 뒤 인공지능 증강현실 프로그램 ‘낙원의 아이들’을 통해 어린 시절 아들의 모습을 복원해 상실감을 견딘다. 그러던 중 살아 돌아온 선우와 마주한다. 소영이 기억하는 어린 아들과 눈앞에 나타난 아들은 다른 모습이고, 영화는 소영이 두 존재 사이에서 겪는 일을 이야기의 중심에 둔다. 영화는 15세 이상 관람가로, 상영시간은 100분이다.

영화는 약 14회차 촬영으로 제작됐으며 순제작비는 5억원대다. 연 감독은 지난 10월 12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신현빈이 내레이션에 참여한 과정과 구교환의 출연을 소개했다. 신현빈은 ‘군체’ 후시 녹음을 위해 왔을 때 연 감독의 제안을 받고 내레이션을 맡았다. 구교환은 ‘얼굴’에 이어 ‘실낙원’에도 출연했으며, 이번에는 의상을 챙겨 엑스트라로 참여했다. 연 감독은 “‘실낙원’도 상업적 목적을 가지고 만들었다기보다는 친한 사람들끼리 동아리 활동처럼 만든 영화라 그런 식의 도움들이 좀 있었다. 늘상 그렇게 만들 수는 없겠지만, 동아리 활동처럼 1년에 한 번씩은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데 가능할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연 감독은 저예산 영화의 촬영 회차를 최대 14회차로 계획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14일 인터뷰에서 그는 회차가 늘면 비용도 증가하기 때문에 촬영 분량을 제한하고, 14회차 안에 해결되지 않는 장면은 덜어내거나 합쳐 찍는다고 설명했다. 커피숍에서 대화하는 장면을 집에서 대화하는 장면으로 바꾸는 식으로 장소와 장면을 조정한다는 것이다. 그는 ‘얼굴’보다 ‘실낙원’의 예산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첫 작품에서 지분에 따른 사후 정산이 정교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보너스 개념으로 돈을 더 지급했고, 두 번째 작품은 지분율 등을 처음부터 더 확실하게 기획했다고 말했다. 제작비와 촬영 기간을 관리하고 참여자 정산 방식을 미리 정한 과정이 작품 제작의 일부로 소개됐다.

해외 판권 판매가 제작비 회수 기반

‘실낙원’은 개봉 전 토론토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 하와이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또 전 세계 118개국에 선판매됐고, 원문에 따르면 해외 판매 수익만으로 순제작비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국내 개봉 뒤 극장 관객이 늘기 전부터 해외 판권 판매로 제작비 회수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개봉 첫 주말에는 동시기 개봉작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26일 기준 누적 관객은 10만4886명으로 집계됐다. 해외 판매와 국내 극장 성적은 서로 다른 수익 경로로 제시됐다. 순제작비 5억원대인 작품이 118개국에 판매됐다는 점도 ‘실낙원’의 제작·유통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연 감독의 저예산 프로젝트는 지난해 개봉한 ‘얼굴’에 이어 두 번째다. ‘얼굴’의 순제작비는 약 2억원이었고, 국내 관객 약 108만명을 동원했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이 작품은 스태프 20여 명과 13회차 촬영으로 완성됐으며 극장 매출은 약 110억원이었다. 주연 배우 박정민은 노개런티로 참여했고, 수익을 스태프를 포함한 참여자들이 지분에 따라 나누는 방식이 적용됐다. 원문은 ‘얼굴’에 연 감독의 인맥과 배우·스태프의 의기투합이 있었다고 전했다. ‘실낙원’은 ‘얼굴’처럼 국내 관객 흥행으로 제작비 회수에 나선 경우와 달리, 개봉 전 해외 판권 판매 수익이 순제작비를 넘었다는 차이가 있다.

작품순제작비누적 관객
실낙원5억원대10만4886명
얼굴2억원108만명
군체170억원595만3825명

연 감독의 저예산 작품만 흥행 성적을 거둔 것은 아니다. 원문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개봉한 ‘군체’는 순제작비 약 170억원 규모였고, 해외 선판매로 손익분기점이 약 300만명까지 낮아졌다. 개봉 10일 만에 300만 관객을 넘겼으며 최종 누적 관객은 595만3825명이었다. ‘얼굴’과 ‘실낙원’은 낮은 순제작비로 제작됐고, ‘군체’는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다. 원문은 연 감독이 지난해부터 올 하반기까지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각 작품에서 제작비를 회수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AI 프로그램과 돌아온 아들 사이의 이야기

‘실낙원’의 출발점은 연 감독의 어머니가 쓴 세 페이지 분량의 단편이었다. 그는 어머니가 어떤 심리로 글을 썼는지, 왜 아들에게 그 글을 보여줬는지를 따라가고 싶었다고 밝혔다. 모성에 대한 관심은 영화에서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 정체성에 관한 질문과 연결됐다. 연 감독은 “AI는 보편적 집단지성의 총합이라 1초 만에 논리를 완성해 버려요. 논리로는 인간이 절대 이길 수 없죠”라고 말했다.

영화 속 ‘낙원의 아이들’은 AI와 증강현실을 이용해 소영의 어린 아들을 재현하는 프로그램이다. 소영은 이 프로그램으로 9년 동안 잃어버린 아들과 만나는 한편, 살아 돌아온 선우와 마주한다. 개봉 전 공개된 영화 소개에 따르면 선우는 소영이 기억하는 어린 시절 모습과 달라져 있다. 작품은 AI가 만든 아들과 현실의 아들 사이에서 소영이 겪는 심리적 상황을 다룬다. 영화는 AI를 소재로 삼으면서 모성애와 정체성, 기억과 현실의 간극을 이야기의 요소로 배치했다. 연 감독은 제목과 주제적 배경을 존 밀턴의 서사시 ‘실낙원’에서 가져왔다고 밝혔다. AI를 통해 유토피아를 꿈꾸지만 현실을 마주하면 디스토피아로 바뀔 수 있다는 역설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저예산 제작을 둘러싼 연 감독의 원칙도 공개됐다. 그는 영화 제작 지원을 받지 않고, 전용관 상영 때 의무 상영일수를 인정받기 위한 독립영화 인정제도를 신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말했다. 상업영화를 만들던 사람이 저예산 영화를 만드는 일이 독립영화계의 구조와 생태계를 해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는 설명이다. ‘얼굴’과 ‘실낙원’은 연 감독이 친한 동료들과 작업한 저예산 프로젝트로 소개됐고, 연 감독은 ‘실낙원’의 제작비가 5억원으로 늘어난 배경으로 정산과 지분율을 더 명확하게 기획한 점을 들었다. 이와 함께 14회차를 넘기지 않도록 촬영을 설계하고, 분량이 맞지 않으면 장면을 줄이거나 합치는 방식으로 제작비를 관리한다고 밝혔다.

‘얼굴’ 뒤 이은 프로젝트, 국내 상영 계속

‘실낙원’은 연 감독의 작품 활동 중 저예산 프로젝트로는 ‘얼굴’ 다음 작품이다. ‘얼굴’은 약 2억원의 순제작비로 만들어져 국내에서 약 108만 관객을 모았고, ‘실낙원’은 5억원대 순제작비로 제작돼 해외 판매 수익만으로 제작비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두 작품은 촬영 규모와 제작비를 낮춘 영화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관객을 만나는 과정에서 알려진 회수 경로는 다르다. ‘얼굴’은 국내 극장 흥행으로 관객을 모았고, ‘실낙원’은 개봉 전 해외 판권 판매가 먼저 제작비를 넘어섰다. 연 감독은 이번 작품에 대해 “‘얼굴’도 그렇지만 ‘실낙원’도 산업적인 목적을 갖지 않고 친한 사람들끼리 동아리 활동하는 것처럼 만든 영화”라고 말했다.

‘실낙원’은 개봉 뒤 국내 관객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개봉 첫 주말 동시기 개봉작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뒤 26일 기준 누적 관객 10만4886명을 기록했다. 연상호 감독과 김현주는 오는 31일 서울 주요 극장에서 무대인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영화는 해외 118개국 선판매와 국제영화제 초청에 이어 국내 극장 상영을 이어간다. 원문은 해외 판매 수익으로 제작비를 웃도는 성과를 거둔 가운데 개봉 이후 극장 성적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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