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에 힘입어 전 분기보다 1.0% 성장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 0.3%를 세 배 이상 웃돈 수치다. 그러나 민간소비는 재화와 서비스가 모두 줄면서 0.2% 감소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 동기보다 18.8% 늘어 1977년 4분기 이후 4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실질 구매력 확대가 3분기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국은행은 27일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했다.
한은 전망치 세 배 웃돈 성장률…4분기 0%면 연간 3.6%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1.0%다. 반올림 전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계산하면 0.97%로, 1%를 넘지는 않았다. 한은이 지난 8월 제시한 3분기 성장률 전망치 0.3%와 비교하면 실제 성장률은 0.7%포인트 높았고, 전망치의 세 배를 웃돌았다. 3분기 성장률이 전망을 상회하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에도 조정 요인이 생겼다. 한은의 기존 연간 성장률 전망은 3.3%였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3분기 누적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6%”라며 “만약 4분기에 전기비 성장률이 0.0%라면 산술적으로 연간 성장률은 3.6%가 나온다. 4분기 1.4% 이상 나오면 연간 4%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3분기 누적 성장률과 4분기 성장률을 놓고 한은이 제시한 연간 수치는 산술적 계산에 따른 것이다. 이 국장은 반도체를 포함한 컴퓨터·전자·광학기기의 성장 기여율이 전년 동기 대비 기준 60% 정도이고, 이 가운데 반도체의 기여는 절반 정도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1%에서 올해 1분기 1.8%로 반등했고, 2분기 0.6%에 이어 3분기 1.0%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분기 3.7%에서 3분기 3.4%로 낮아졌다. 서로 다른 기준으로 계산한 분기 성장률과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아래와 같다.
| 지표 | 수치 |
|---|---|
| 3분기 GDP 성장률(전기 대비) | 1.0% |
| 반올림 전 성장률 | 0.97% |
| 한은 3분기 전망치 | 0.3% |
| 3분기 GDP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 | 3.4% |
| 3분기 누적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 | 3.6% |

수출·설비투자 증가…정부소비까지 성장에 보탬
3분기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전기장비 등을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2.3% 늘었다. 수입도 원유와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이 증가하면서 2.4% 증가했다. 수입 증가 폭이 수출보다 컸지만,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은 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올렸다. 소비와 투자를 합친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9%포인트였다. 3분기 GDP 성장률 1.0% 가운데 내수 기여도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순수출도 성장에 플러스 기여를 했다.
투자 항목에서는 설비투자가 4.1% 증가했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연구개발과 소프트웨어를 포함하는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2.3% 늘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 증가에 힘입어 0.7% 증가했다. 성장 기여도는 설비투자가 0.4%포인트, 건설투자가 0.1%포인트였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2분기 0.2%에서 확대됐고, 건설투자는 2분기 감소에서 증가로 돌아섰다.
정부소비도 물건비와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1.9% 증가했다. 정부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0.3%포인트다. 설비투자와 정부소비의 기여도를 합하면 0.7%포인트로, 전체 성장률 1.0%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 국장은 정부 지출과 관련해 “정부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상반기 예산을 아낀 측면이 있다”며 “3분기 들어 대형 건설 공사, 설비투자 등에 지출을 늘린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민간소비가 감소한 가운데 정부소비와 투자 항목이 성장 기여도를 높였다.
민간소비는 0.2% 감소…한은 “점차 회복될 것”
민간소비는 재화와 서비스 소비가 모두 줄어 전 분기보다 0.2% 감소했다.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 재화 소비뿐 아니라 금융·음식 등 서비스 소비도 감소했다. 성장 기여도는 원문 기준 -0.2%포인트였다. 민간소비와 달리 정부소비는 1.9% 증가해 0.3%포인트 기여했다. 실질 GDI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3분기 가계의 실제 소비 지출은 늘지 않은 셈이다. 이 국장은 민간소비 감소 요인으로 증시 조정에 따른 금융 서비스 감소와 완성차 인도 지연을 들었다.
이 국장은 “7월부터 증시 조정에 주식 거래량이 줄면서 금융 서비스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만의 승용차 제조업체 전면 파업으로 완성차 인도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 감소에는 금융 서비스 이용 감소와 자동차 인도 지연이 함께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소비 부진이 이어진 배경과 별도로 이후 소비 흐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국장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가면서 민간소비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승용차 소비 반등, 반도체 기업의 현금 배당과 성과급 지급, 정부 이전지출 확대를 이유로 들었다.
이 국장은 증시 조정이 일단락되는지, 중동 지역 불안이 안정되는지도 추가 변수로 거론했다. 이는 소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언급한 내용이다. 3분기에는 수출과 설비투자, 정부소비가 늘어난 반면 민간소비는 감소해 부문별 움직임이 엇갈렸다. 전체 내수 성장 기여도는 0.9%포인트였지만 민간소비만 보면 성장에 마이너스 기여를 했다. 정부소비와 설비투자의 기여도가 각각 0.3%포인트와 0.4%포인트로 집계되면서 두 항목이 성장률을 뒷받침했다.
제조업 2.0% 증가…실질 GDI는 48년 9개월 만에 최고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전자·광학기기와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2.0% 증가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을 위주로 3.7% 늘었고, 건설업은 토목건설 증가에 힘입어 2.0% 성장했다. 농림어업은 재배업과 어업을 중심으로 5.9% 증가했다. 서비스업도 사업서비스업, 정보통신업, 운수업 등을 중심으로 0.2% 늘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증가했지만 서비스업 증가 폭은 0.2%에 그쳤다.
실질 GDI는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했다. 2분기 증가율 15.7%보다 높아졌고, 1977년 4분기 19.0% 이후 4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질 GDI는 생산 활동으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교역 조건 개선과 반도체 가격 상승 등이 증가율 확대와 관련된 것으로 원문은 설명했다. 전기 대비 실질 GDI 증가율은 3.4%로, 같은 기간 실질 GDP 성장률 1.0%를 웃돌았다.
이 국장은 기업 소득 증가가 가계와 정부의 소득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시차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소득이 1분기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황”이라며 “정부 소득과 가계 소득으로 파급되는 데는 시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는 큰 폭으로 늘었지만, 3분기 민간소비는 감소했다. GDI와 민간소비가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인 가운데 한은은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의 민간소비 회복 가능성과 증시·중동 정세 등을 관련 변수로 제시했다.
한은은 이번에 3분기 GDP 속보치를 발표했다. 4분기 성장률이 0%일 때 연간 성장률이 3.6%, 1.4% 이상일 때 연간 4%도 가능하다는 수치는 이 국장이 제시한 산술적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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