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 출구조사와 의석 전망 (사진= 연합뉴스 제공)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 연장 여부가 달린 이스라엘 총선이 27일(현지시간) 종료됐지만, 출구조사에서는 뚜렷한 승자가 나오지 않았다. 방송사별 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반대하는 유대계 야당들이 친네타냐후 정당들을 근소하게 앞섰으나, 어느 진영도 의회 과반인 61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아랍계 정당들이 17~18석을 얻을 것으로 조사돼 차기 연립정부 구성 과정에서 이들의 선택이 변수로 남았다. 공식 개표 결과가 나온 뒤에도 정당 간 협상이 이어질 전망이며,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 재선거를 치를 가능성도 있다. 이날 오후 8시 기준 투표율은 74%를 넘어 2022년 총선 같은 시간보다 8%포인트 높았다.

출구조사서 반네타냐후 진영 근소한 우세

투표는 27일 오전 7시부터 전국에서 진행돼 오후 10시 마감됐다. 이번 선거는 크네세트 의원 120명을 뽑는 제26대 총선으로, 유권자는 전국 단일 선거구에서 정당명부에 투표했다.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의석이 배분되며, 원내 진출을 위해서는 최소 득표율 3.25%를 넘어야 한다.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 정당이나 정당연합에 투표한 표는 의석 배분에 반영되지 않는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당일 오후 8시까지 투표한 유권자가 74%를 넘었다고 밝혔다.

출구조사에서 개별 정당 가운데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리쿠드당이 가장 많은 의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현지 매체가 전한 채널12 조사에서는 리쿠드당이 24석, 친네타냐후 정당 전체가 50석으로 나타났다. 반네타냐후 성향의 유대계 야당 4곳은 52석을 얻을 것으로 조사됐고, 이 가운데 가디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이 이끄는 야샤르당은 22석으로 예측됐다. 아랍계 라암당과 조인트 리스트는 각각 7석과 11석으로 집계됐다.

채널13 조사에서는 반네타냐후 진영이 53석, 친네타냐후 진영이 50석, 아랍계 정당들이 17석을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별 예상치는 다음과 같다.

출구조사반네타냐후 진영친네타냐후 진영아랍계 정당
채널1252석50석18석
채널1353석50석17석

의회 전체 의석은 120석이며 연립정부를 구성하려면 61석이 필요하다. 출구조사대로라면 반네타냐후 진영은 친네타냐후 진영보다 앞서더라도 자체적으로 과반에 이르지 못한다. 친네타냐후 진영 역시 과반에 미치지 못한다. 방송사들이 발표한 수치는 출구조사 결과로, 실제 의석 분포는 공식 개표 결과가 확정돼야 알 수 있다.

아이젠코트 “전면적인 신뢰 상실”…리쿠드당은 신중론

출구조사 발표 뒤 아이젠코트는 이번 결과가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전면적인 신뢰 상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야샤르당은 반네타냐후 성향의 유대계 야당 4곳 가운데 하나다. 출구조사상 반네타냐후 진영의 합계 의석이 앞선 결과를 두고 아이젠코트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리쿠드당 소속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야권이 축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그는 출구조사에서도 리쿠드당이 개별 정당 가운데 가장 많은 의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된 점을 강조했다. 진영별 합계에서는 반네타냐후 정당들이 앞섰지만, 정당별로 보면 리쿠드당이 24석으로 야샤르당의 22석보다 많다는 조사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이번 선거는 네타냐후 총리의 재집권 여부를 가르는 투표로 치러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에서 통산 18년 이상 집권한 최장수 총리다. 여권에는 리쿠드당을 비롯한 민족주의 성향 정당들이 결집했고, 야권에는 네타냐후 총리의 재집권에 반대하는 정당 4곳이 참여했다. 야권을 이끄는 아이젠코트는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다. 양 진영은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총선은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뒤 처음 치러진 총선이다. 투표 전부터 네타냐후 총리의 안보 대응과 집권 연장 여부가 선거 쟁점으로 거론됐다. 출구조사가 발표된 뒤에도 어느 정당이나 진영이 정부 구성을 주도할지 확정되지 않으면서, 각 정당의 협상과 아랍계 정당의 선택이 다음 단계로 남았다.

대통령이 정부 구성 임무 맡길 후보 결정

공식 개표 결과가 발표되면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은 각 정당 지도자들과 협의한다. 이후 연립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에게 정부 구성 임무를 맡긴다. 후보는 최장 6주 안에 의회 과반인 61석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 다른 후보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차기 총리를 정하기까지 수주가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출구조사에서 어느 진영도 과반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의석수만 놓고 보면 아랍계 정당들은 연정 구성의 열쇠를 쥘 수 있다. 채널12 조사에서는 라암당이 7석, 조인트 리스트가 11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와 아이젠코트는 지금까지 아랍계 정당과의 연대를 배제해 왔다. 아랍계 정당들이 연립정부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외부에서 정부를 지지하거나, 정부 구성과 관련된 표결에서 기권하는 방식으로 협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라암당과 조인트 리스트는 아이젠코트 진영에 속하지 않지만 야권 진영을 지지하는 방안에는 열린 입장을 보여 왔다고 외신은 전했다.

어느 진영도 과반을 만들지 못하면 정부 구성 협상이 이어진다. 협상이 끝내 타결되지 않으면 수개월 안에 재선거가 치러지고, 정부 구성 절차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된다. 그때까지 네타냐후 정부는 과도정부로 국정을 유지한다. 재선거에서도 같은 의석 구도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스라엘에서는 2022년 11월 이전 3년 반 동안 다섯 차례 총선이 실시된 바 있다.

공식 개표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출구조사 수치를 토대로 한 의석 전망만 확인할 수 있다. 선거 이후 대통령의 정당 지도자 협의와 정부 구성 임무 부여, 정당 간 연정 협상이 순서대로 진행된다. 후보가 정해진 기간 안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다른 후보에게 정부 구성 기회가 넘어갈 수 있고, 협상이 실패하면 유권자들은 다시 총선에 참여하게 된다.

투표율 74% 넘어…2022년 같은 시간보다 8%포인트 높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선 당일 오후 8시 기준 유권자의 74% 이상이 투표를 마쳤다. 이는 2022년 총선 당시 같은 시간대보다 8%포인트 높은 수치다. 외신은 이번 투표율이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참고 보도에서는 같은 시간대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의 투표율이라고 설명했다. 유권자 약 730만 명이 투표 대상이었으며, 투표소는 전국에 설치됐다.

선거를 앞두고 네타냐후 총리를 둘러싼 국제적 움직임도 보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투표 이틀 전인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스라엘 유권자들에게 네타냐후 총리에게 투표하라고 권고했다. 한 매체는 네타냐후 총리가 최근 사흘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두 차례 통화하고 지지 성명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보도는 익명 소식통들을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총선 직전 수주 동안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을 추진했지만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전했다. 해당 내용은 언론 보도로 제기된 사안이다. 선거 전 주요 방송사들의 여론조사에서는 친네타냐후 진영이 50~51석, 반네타냐후 성향의 유대계 야당 4곳이 52~56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랍계 정당은 14~16석으로 전망됐다.

이번 총선의 공식 개표 결과와 실제 의석 분포가 확정되면 헤르초그 대통령이 각 정당과 협의해 정부 구성 절차를 시작한다. 출구조사에서는 반네타냐후 진영이 근소하게 앞섰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친네타냐후 진영도 과반에 이르지 못한 가운데, 정당 간 협상과 정부 구성 후보의 과반 확보 여부가 다음 일정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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