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중앙은행(ECB)은 10월 29일(현지시간)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2027년 2월 7일 사임하겠다고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이사회 의장에게 알렸다고 밝혔다. 코스타 의장은 후임 총재 선정 절차가 이날 시작돼 지체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11월 취임한 라가르드 총재의 8년 임기는 2027년 10월 말까지다. 라가르드 총재는 영상 메시지에서 “이 기관에 근무한 건 큰 자부심이자 영광이었다”며 “잘 해냈다는 생각과 미래에 대비하는 ECB를 뒤로 하고 떠난다”고 말했다.
후임 총재는 EU 회원국 추천을 거쳐 가중 다수결로 임명된다. 15개국 이상이 찬성하고 해당 회원국 인구가 EU 전체의 65%를 넘어야 한다. 차기 후보로는 클라스 크놋 전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와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코스 전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가 거론되고 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ECB 수석이코노미스트 자리를 프랑스가 맡는 조건으로 크놋 전 총재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독일도 해당 직책에 자국 인사를 원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의 조기 사임이 프랑스 정치 일정을 고려한 결정이라면 ECB 독립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마르쿠스 페버 유럽의회 의원은 “국내 선거 일정에 맞춰 사임한다는 인상을 준다면 어떤 정치적 계산도 초월해야 할 기관의 신뢰를 훼손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셀 프라트처 독일경제연구소 소장은 조기 사임으로 “각국 정부와 기관에 유럽의 가치와 ECB의 독립성을 보호할 후임자 임명 기회를 줬다”고 평가했다. 필리프 레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27년 5월 말 임기가 끝나며, 이자벨 슈나벨 집행이사는 2027년 1월 국제통화기금 통화자본시장국장으로 옮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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