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36명을 뽑는 주지사 선거 결과가 데이터센터 투자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월가와 기술업계는 전력망 연결, 환경 인허가, 부지 지원 등 데이터센터 건설의 핵심 절차에서 주정부가 실질적 권한을 쥐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각 주 공익사업위원회(PUC)가 전력회사의 요금과 투자를 규제하는데, 이 위원을 임명하는 사람이 주지사다.

미국 반도체 전문 분석기관 세미애널리시스는 2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2028년 미국 데이터센터 순증설 전망치를 총 62.2기가와트(GW)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약 70%인 43.5GW가 13개 주에 집중돼 있으며, 이 중 10개 주는 이번 선거로 주지사가 바뀐다. 주요 격전지 주지사 후보 20명의 공약을 분석한 결과, 여야와 관계없이 9명은 신규 건설의 전면 유예를, 11명은 조건부 승인을 내걸었다. 후보 15명은 개발사가 송전망 확충 비용을 100%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설 유예를 주장하는 후보가 모든 주에서 당선되면 2028년 계획 물량 중 약 30GW가 인허가 지연 위험에 놓일 수 있는데, 이는 전체 신규 계획 용량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순증설 물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텍사스다. 공화당 그렉 애벗 현 주지사는 지난 9월 21일 주 환경품질위원회(TCEQ)에 데이터센터 신규 허가 발급 중단을 지시했고, 민주당 지나 히노호사 후보는 주민 보호와 전기요금 안정을 위한 법안, 데이터센터 세제 혜택 폐지 입법이 이뤄질 때까지 건설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하이오에서는 민주당 에이미 액턴 후보가 사업자의 전력 비용 전액 부담을, 공화당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가 천연가스 등 지역 에너지 생산 확대를 각각 내세웠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선거 결과를 본 뒤 움직이겠다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그레그 피터스 PGIM 크레딧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은 잠시 멈춰야 할 순간”이라고 말했고, 제이슨 그래넷 BNY CIO는 “주지사 선거 결과는 AI 인프라 구축과 자본 지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규제가 강화돼도 AI 컴퓨팅 수요가 견조해 기업들이 규제 지역을 피하거나 자체 발전시설을 확보해 대응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대니얼 감바 공동대표는 최근 아시아 자산운용업계 행사에서 중간선거 얘기가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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