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요금 하반기 4개 권역 차등 인하 (사진= 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전국을 4개 권역으로 구분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다르게 매기는 방식으로 사실상 요금 인하에 나선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8월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지역별 전력 수급 여건을 반영해 요금 체계를 손보겠다고 보고했고, 초거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구축 상황에 맞춘 요금 체계 개편 방침도 함께 내놨다. 지역별 차등 요금제와 AIDC 전용 요금제를 동시에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업무보고에서는 차등 요금제 시행 시점을 하반기 중으로 못 박았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전날 사전 브리핑과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지역별 차등 요금제는 이달 셋째 주 공청회를 거쳐 방안을 확정하고 AIDC 전용 요금제는 연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4개 등급으로 나눈 뒤 행정안전부가 지정하는 인구감소지역 등을 반영해 한 차례 더 세분화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정부는 앞서 지역별 전력 자립도와 송전 비용, 국가균형발전을 요금제 설계 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으며, 권역을 몇 개로 쪼갤지가 관심사였던 상황에서 이번에 큰 틀이 공개됐다. 현재 스웨덴과 노르웨이, 이탈리아 등이 지역별 차등 요금을 운영하고 있고, 이 가운데 스웨덴은 전국을 4개로 나눠 재작년 기준 발전시설이 많은 북부와 전기 수요가 많은 남부의 평균 요금 차이가 2배를 넘었다.

김 장관은 차등 적용의 방향이 '인하'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1대 1로 경쟁하는 철강이나 석유화학업계에선 현재 전기요금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며 "(공장이) 수도권에서 멀리 있는 이 산업들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전기요금을 차등해 인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후부에 따르면 중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1kWh당 평균 120원 수준이고 국내는 180원가량이다. 다만 한국전력의 적자 확대 우려에 대해 김 장관은 "마음 같아서는 중국 수준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을 낮추면 좋겠지만, 한전에 적자가 쌓일 수 있기에 한전이 감당할 수준에서 인하 폭을 정하려고 한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한전은 지난 6월 자체 재무 위험 관리 단계를 4단계 중 두 번째로 높은 '경계'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추가 건설 논의도 다음 주부터 본격화한다. 김 장관은 "원전 문제를 포함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대국민 공청회를 어떤 방식으로 몇 차례 할지 등을 이번 주에 정해 다음 주부터는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미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의 부지를 결정한 상태다. 그는 "정기국회는 9월부터 12월까지"라며 9∼10월에 정부안을 마련해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와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고, 업무보고에서는 12차 전기본을 10월까지 내놓겠다고 했다. 일정이 촉박해 논의가 졸속으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생에너지와 요금의 관계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는 원전의 발전단가가 가장 낮다"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양수발전 비용까지 요금에 담기는 부담을 들어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적절히 섞지 않으면 굉장히 비싼 전기요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했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과 관련해 김 장관은 원전과 재생에너지만으로 충당 가능하다고 보면서도 "일부 공정에 열이 필요할 수 있고, 증기는 전기로 공급하기 어렵기에 LNG 발전소를 지을 여지는 있다"며 액화천연가스 열병합발전소 건설 가능성을 열어뒀다. 경기 하남시 동서울변환소 증설에 대해서는 여당 의원들이 주관한 공청회에서 약 두 달간 주민대책위원회와 한전이 협의해 문제를 풀기로 했다고 전하며, 두 달 안에 해결되지 않으면 정부가 예정대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협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동서울변환소는 동해안에서 수도권까지 이어지는 280㎞ 초고압 직류 송전로의 종착지이자 경기 용인시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 공급과 직결된 설비지만, 인근 감일신도시 주민들이 전자파와 소음을 이유로 반대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인허가를 미루면서 준공이 8년가량 밀렸다. 기후부는 간담회 이후 장관 발언에 대해 두 달 내 해결되지 않는다고 계속 지연시킬 수는 없다는 취지였다며 표현이 "다소 단정적으로 전달됐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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