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8월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부 업무보고에서 수사·기소 분리 이후 기존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대체할 새로운 협력 체계 구상을 내놨다. 윤 장관은 기존 합수본 운영 방식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앞으로는 검경 합수본이라기보다는 공중경 합수본이 만들어지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공소청·중수청·경찰이 함께 협력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경찰을 한데 묶은 형태를 뜻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그 안에서는 검사는 직접 수사는 하지 않고 법률 검토나 조언, 영장 심사·청구 등을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냐"고 확인하자 윤 장관은 "네"라고 답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지금까지는 검사가 수사 전문가이자 법률 전문가라는 전제 아래 합동수사본부에서도 수사를 주도해 왔는데, 이제는 그렇게 할 수는 없겠다. 수사를 하면 안 되니까"라고 짚자, 윤 장관은 "직접 수사 권한이 없을 뿐이지 수사에 관해 의견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원철 법제처장은 "윤호중 행안부 장관의 설명처럼 종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맡던 역할을 중수청이 사실상 수행하고, 부족한 부분은 공소청 검사가 법적 조언을 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이 "그럼 앞으로는 중경합동본부 비슷하게 되고 공소청 검사는 합류하더라도 조언하고 필요하면 영장 청구를 신속하게 해주는 정도가 되는 것이냐"고 묻자 조 처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법무부는 현행 형사소송법 체계에서 기존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그대로 끌고 가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검찰이 중심이 된 지금의 합수본에서는 검사가 압수수색에 직접 참여하는 등 1차 수사 단계부터 관여하지만,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는 10월부터는 경찰이 사건을 수사해 송치할 때까지 검찰은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법 조문도 걸림돌로 꼽힌다. 중수청법 24조는 "수사관은 공소청에 파견되거나 공소청의 직위를 겸임할 수 없다"고, 공소청법 53조는 "검사는 대통령비서실 또는 중대범죄수사청에 파견되거나 대통령비서실 또는 중대범죄수사청의 직위를 겸임할 수 없다"고 각각 못박아 두 기관 간 상호 파견을 차단하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같은 업무보고에서 "합수본의 운영 근거가 매우 취약하다. 사실상 없는 상태"라며 "수사를 못 하게 돼 있는 공소청 검사가 수사에 참여했을 때 증거능력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실제 합수본에서 검사들이 수사에 참여했을 때 그 한계가 불명확하고 이 근거가 수사 준칙 등에서 명확하게 되지 않으면 공소 유지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합수본 취지가 검경이 함께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었는데 검사의 수사 관여가 배제되면 검사는 사법 통제와 영장 검토, 사건을 송치받은 후 기소 등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영장 검토만으로 지금과 같은 검사 파견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고, 합수본 안에서 송치 절차를 상정하기도 어려워 검사 역할이 매우 제한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중수청 준비 과정에서도 현재 운영 중인 주요 합수본을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지 미리 고민해둘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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