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부동산 세제개편안에 이어 이달 중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택 공급대책 마련에 막바지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건설업계와 부동산 개발업계(디벨로퍼), 관련 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회의를 열고 주택 공급 과정의 애로점과 요구사항을 들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귀국 후 비공개로 약 7시간 30분간 진행한 '부동산 및 주식시장 점검회의'에서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행정 조치와 금융·재정 지원, 규제 완화 등 모든 수단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업계는 신축매입임대주택 등 비아파트 중심의 단기 공급 확대에 속도를 붙이려면 금융 경색 해소와 건축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허가 전 토지 확보에 필수인 브리지론을 주로 대던 2금융권 자금이 위축되면서 사업 착수 자체가 막혔고, 은행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증권사 PF 금융도 함께 줄어 사업 추진이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제한과 금융권 대출 총량 관리로 중도금·잔금 대출이 막혀 사업비 확보와 분양 계약자의 자금 조달이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동산 PF 사업장을 위해 정부와 금융권이 조성한 공적 펀드를 기존 사업뿐 아니라 신규 사업에도 적용하자는 제안, 건축법상 다세대주택 1개 동의 바닥면적 합계 기준을 현행 660㎡에서 990㎡로 확대하고 층수 제한을 일부 완화하자는 법령 개정 요구도 제기됐다.
회의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업계 의견을 듣던 통상적 절차가 아니라 대통령 귀국 후 마라톤 회의에 대한 후속조치로 의견을 전체적으로 다시 청취한 것 같다"며 "긴장감이 있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대통령이 현장 의견 반영을 주문한 데 따라 지난 3월 이후 건설·금융업계와 약 20차례에 걸쳐 공급 활성화 방안을 논의해 왔다.
정부는 공공택지와 국유지, 군부지 등 활용 가능한 부지를 최대한 발굴하는 동시에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정비사업, 비아파트 등 공급 확대 수단을 폭넓게 살피고 있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민간 정비사업이 어려운 노후 도심에 공공이 사업성을 보완하고 조합 설립과 관리처분계획 절차를 생략해 공급 속도를 앞당기는 방식으로, 작년 9·7 공급대책에 '공공 도심복합사업 시즌2'로 담겼다. 후보지로 뽑히면 역세권과 저층주거지 유형은 3종 일반주거·준주거지역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4배까지 늘려주는 특례를 2029년 4월까지 3년 한시로 적용받는다. 지난 5월 후보지 공모 마감 결과 강남3구를 포함한 16개 자치구에서 6만가구 규모의 주민 제안이 접수됐다.
그린벨트 해제 대상지로는 과거에도 택지 후보군으로 거론된 서울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등이 언급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부동산 정책 토론회에서 "국토부 장관이 되고 나서는 그린벨트를 일부 해제해서라도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적극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용산 어린이공원이 후보지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국토부는 "전혀 확정된 바 없는 방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대상지와 공급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공공택지와 민간, 군부지를 포함한 공급 부지 확보와 제도·금융 대책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속 공급 방안은 이르면 다음 주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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