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고려인마을에 정착한 고려인동포들의 주거 환경이 점차 개선되면서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9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마을 지도자로 활동하는 박실바(72)씨의 딸과 손녀가 최근 고려인마을 인근 20평 규모 아파트를 얻어 새 보금자리를 꾸리고 가족과 이웃을 불러 집들이를 했다. 이 가족은 2018년 광주에 처음 정착한 뒤 좁은 원룸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낯선 땅에서 언어와 문화 차이를 이겨내고 일자리를 구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지만, 꾸준히 일하며 생활 기반을 다져왔다.
이후 형편이 나아지면서 단독주택 2층으로 거처를 옮겼고, 최근에는 다시 아파트로 이사했다. 원룸에서 시작한 이들의 광주살이가 8년여 만에 한층 안정된 주거로 이어진 셈이다. 이런 주거 변화는 단순한 이사를 넘어, 고려인동포들이 일자리를 얻고 자녀를 키우며 광주를 잠시 머무는 곳이 아닌 삶의 터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실바씨는 자신의 정착 경험을 바탕으로 마을 주민들을 돕는 활동도 하고 있다. 마을 내 약국에서 통역사로 근무하며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동포들의 의약품 구입과 복약 안내를 돕고, 고려인마을교회에서는 우즈베크어 통역사로 활동하며 우즈벡인 주민과 지역사회 간 소통을 잇는 역할도 맡고 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처음 광주에 정착할 당시 좁은 원룸에서 어렵게 생활하던 동포들이 성실하게 일하며 조금씩 더 나은 삶의 기반을 마련해 가고 있다”며 “자녀와 손자녀 세대까지 안정적인 생활환경을 갖춰가는 모습은 고려인동포들이 이곳을 새로운 고향으로 삼아 한국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고려인동포들이 주거와 일자리,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을공동체가 함께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광주 고려인마을은 독립유공자 후손을 포함한 고려인동포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국내 대표 정착마을로, 교육·의료·복지·문화·통역 등 지원체계를 갖추고 동포들의 국내 정착과 지역사회 적응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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