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글로벌 전력 인프라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엔비디아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을 공개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방식이 기존 교류(AC)에서 직류(DC) 기반으로 급변할 가능성이 커졌다. 베라 루빈은 중앙처리장치 '베라' 36개와 그래픽처리장치 '루빈' 72개를 하나로 구성했으며 올 하반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이런 흐름 속에 LS ELECTRIC이 전 세계 톱티어급 직류 솔루션 경쟁력을 기반으로 차세대 전력 시장 대응에 나섰다.
LS일렉트릭은 송변전부터 배전까지 전력 계통 전 영역에서 축적한 기술을 토대로 DC 차단기, DC/DC 컨버터, 전력변환장치(PC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직류 전력 인프라 핵심 장비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특히 고압화와 디지털 통합 측면에서 ABB, 지멘스 등 유럽 전통 강자를 앞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LS일렉트릭은 DC 정격 전압 기준 업계 최고 수준인 최대 3,000V 제품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는 ABB(최대 1,500V), 지멘스(1,200V), 슈나이더(1,000V)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개별 기기 판매에 집중하는 경쟁사와 달리 LS일렉트릭은 충남 천안 사업장에 구축한 실증 플랫폼 'DC Factory'를 통해 직류 배전 시스템의 상용화 기술을 검증하며 고객사에 기기와 '직류 배전 패키지'를 함께 제안하고 있다. 이와 함께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력계통 안정화 장치(STATCOM), 에너지저장장치(ESS), 마이크로그리드 등 전력 인프라 기술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 진출에 필수적인 UL 인증도 획득해 북미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엔비디아의 루빈 아키텍처는 랙(Rack)당 전력 밀도를 기존 대비 3~5배 높은 500kW~1000kW 수준으로 요구한다. 기존 415V 교류 방식으로는 구리 버스바 두께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어서, 엔비디아는 전압을 높여 전류량을 줄이는 800V 직류 배전을 표준으로 채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4년 약 415TWh로 전 세계 전력 소비의 약 1.5%를 차지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12% 수준으로 늘고 있다. AI 확산에 따라 2026년에는 1,050TWh 수준까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AI 전용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 기준 100MW 이상의 전력 용량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이는 기존 데이터센터 대비 4~10배에 달하는 규모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HVDC 전력 공급 시스템 시장은 2025년 약 15억 달러 규모에서 2035년 약 4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11% 수준으로 전망된다. 전력망과 산업시설에 적용되는 글로벌 직류 배전 네트워크 시장 역시 2024년 약 103억 달러에서 2033년 약 187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전력 인프라는 점차 교류와 직류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며 "LS일렉트릭은 HVDC 송전 기술부터 직류 배전, DC Factory 실증까지 직류 전력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차세대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 업계에서는 AI 산업 확산이 전력망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전력 인프라 혁신의 촉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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