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원 사건 무마 강남서 전 수사팀장 구속기소 (사진= 연합뉴스 제공)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신동환 부장검사)는 강남경찰서 전 수사팀장이었던 송모 경감을 뇌물수수, 직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경찰청 소속 이모 경정을 알선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8월 20일 밝혔다. 이들은 현재 직위해제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양씨 남편 이모씨는 이 경정을 통해 연결된 송 경감에게 사건 해결을 부탁한 뒤 수사 정보를 제공받고 룸살롱 접대 등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공개한 통화 내용에서 송 경감은 이씨에게 "다음 주에 잘 끝날 거야", "내가 이미 불송치 결정한 거니까 빨리 끝내라고 얘기했어"라고 말했고, 이씨는 "형님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식사 한번 하시죠"라고 답했다. 송 경감은 당시 사기죄로 고소돼 전산상 '피의자'로 등록돼 있던 양씨를 '참고인'으로 임의 변경해 수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피해자는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권조차 박탈당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신동환 부장검사는 "피의자를 참고인으로 바꿔버린 사례는 20년 동안 한번도 보지 못했다"며 "재판으로 표현하자면 피고인이 갑자기 증인이 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송 경감과 이 경정은 이씨로부터 사건 무마에 대한 감사와 추가 사건 청탁 명목으로 명품 스카프 등 금품과 수백만원 상당의 유흥주점 접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조사 결과 송 경감은 2023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6차례에 걸쳐 약 80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고 양정원 사건을 포함해 4명으로부터 총 5건의 사건 무마 및 수사 정보 제공 청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세조종 선수로 불리는 A씨로부터 접대를 받고 무혐의 불송치로 사건을 종결했으며, 해외로 도피한 사기 피의자에게 접근해 미화 3천달러를 받았고, 다단계·가상화폐 사업자 B씨로부터는 20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받았다. 이후 상품권 수수 사실이 드러나자 B씨를 감추기 위한 허위 시나리오를 만들고 대역 참고인을 내세워 허위 진술을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4월 송 경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뇌물 해당 여부에 다툼이 있어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기각했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고, 법원은 지난 5일 "도주·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양정원씨 남편 이씨는 앞서 지난 5월 송 경감 등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먼저 기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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