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와 내수 부진, 공급망 불안 등 복합 위기가 이어지면서 유동성 위기에 몰리는 중소·중견기업이 늘고 있다. 한때 기술력과 영업망을 갖춘 유망 기업들도 자금 경색을 견디지 못하고 흔들리는 사례가 산업계 곳곳에서 나타난다.

도산법 전문 법률사무소 윈앤윈의 채혜선 대표변호사는 경영난에 처한 기업인들에게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채 변호사는 “오늘날 기업회생과 파산은 경영자의 수치나 패배가 아니라 기업과 이해관계자를 함께 살리기 위한 위기관리 수단”이라며 “기업 가치가 흩어지기 전에 정상화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결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채 변호사가 현장에서 자주 지적하는 문제는 경영자의 망설임이다. 회생을 신청하면 회사가 끝난다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결단을 미루다 정작 회생의 기회 자체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현금흐름에 이상 징후가 나타났는데도 결단을 미루면 거래처의 강제집행과 가압류가 잇따르며 핵심 자산과 기술이 헐값에 흩어진다”며 “이는 기업 파산은 물론 대표이사 개인의 연대보증 채무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실 낙인을 두려워한 소극적 대응이 오히려 더 큰 위기를 부른다는 지적으로, 재무 위기 대응에서 시간이 곧 협상력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되면 법원의 포괄적 금지명령에 따라 강제집행과 가압류, 경매 등이 중단된다. 채 변호사는 “과도한 금융·상거래 채무를 회사의 현금흐름에 맞게 조정하고 잔여 채무는 최장 10년에 걸쳐 나눠 갚도록 하는 절차”라며 “법원의 관리·감독 아래 이해관계자들의 권리를 조율해 위기 기업을 되살리는 종합적인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자 입장에서도 기업이 완전히 청산되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지만, 회생을 통해 영업이 이어지면 최소한의 변제와 거래 관계 유지가 가능해 회생이 현실적인 타협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회생계획안이 채권자 집회에서 가결되려면 채권자들의 높은 동의가 필요한데, 자본잠식이 심화되고 신뢰도가 바닥난 상태에서 뒤늦게 신청하면 제시 가능한 변제율이 낮아져 동의를 얻기 어려워진다는 게 채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영업 경쟁력과 자산 가치가 남아 있을 때 선제적으로 신청해야 채권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변제율을 제시할 수 있고, 인가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윈앤윈 기업회생연구소 노현천 소장은 재무 분석이 뒷받침되지 않은 회생 신청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노 소장은 “업종별 마진율, 매출 구조, 고정비, 담보 여력 등 기업마다 재무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판례 적용만으로는 회생을 이끌어낼 수 없다”며 “현금흐름 시뮬레이션을 통해 신청의 적정성과 성공 가능성을 사전에 진단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류 접수를 넘어 채권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입장차를 좁히는 협상력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법률 대리와 재무 분석을 함께 갖춘 접근이 회생 성공률을 좌우한다는 설명인데, 실제로 이런 결합형 자문이 늘어나는 추세는 도산 절차의 전문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채 변호사는 회생을 통해 극복 가능한 상황이라면 끝까지 정상화를 시도하는 것이 임직원과 채권자, 나아가 경제 전반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라고 말했다. 다만 여러 재무 지표를 검토한 결과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되면, 무리하게 버티기보다 법인파산을 통해 투명하게 정리하는 것이 채권자 피해를 줄이고 대표자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채 변호사는 지난 10여 년간 370여 건의 기업회생·법인파산·일반회생 절차를 대리·자문해왔으며,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도산 전문변호사다."],"company":"윈앤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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