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정부와 서울시 등을 상대로 낸 1천600억원대 세금 환급 소송에서 패했다. 서울고법 민사16-1부는 22일 론스타펀드 등 9개 회사가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론스타가 법인세 부과가 취소된 뒤 앞서 원천징수돼 세금에 공제·충당된 금액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대법원은 해당 환급청구권이 론스타가 아닌 세금을 원천징수해 납부한 회사들에 있다고 판단했다. 파기환송심 판결은 지난해 4월 대법원이 제시한 법리와 같은 취지다. 법무부는 이번 판결로 법인세와 환급가산금·지연손해금 등을 합쳐 약 2천800억원 상당의 국고 유출을 막았다고 밝혔다.
투자와 배당 뒤 이어진 세금 분쟁
사건은 론스타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외환은행과 극동건설, 스타리스 등에 투자한 뒤 2007년 일부를 매각하면서 배당금과 시세차익을 얻은 데서 시작됐다. 원문에 따르면 론스타는 이 과정에서 수천억원대 배당금과 수조원대 시세차익을 거뒀다. 당시 한-벨기에 조세조약에 따라 외환은행 등은 론스타에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관련 국세를 원천징수해 납부했다. 론스타는 별도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이후 서울지방국세청은 론스타가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다고 보고 법인세 등을 포함해 8천억원대 세금을 추가로 부과했다. 이때 배당금 지급 과정에서 이미 원천징수된 세금은 추가 세액에서 공제·충당 처리됐다. 론스타는 법인세 부과에 불복해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2017년 투자가 미국 내 본사에서 이뤄졌으므로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법인세 부과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 뒤 론스타는 취소된 법인세와 별도로 원천징수세액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각각 환급 청구
론스타는 법인세 부과가 취소됐으므로 법인세에서 공제·충당된 원천징수세액 1천535억원을 환급해야 한다며 2017년 12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지방세도 같은 이유로 돌려받아야 한다며 2018년 1월 서울시와 강남구를 상대로 별도의 소송을 제기했다. 두 소송에서 론스타 측이 반환을 요구한 금액은 국세와 지방세를 합쳐 1천600억원대였다.
1·2심은 론스타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들은 원천징수세액이 법인세에서 공제·충당됐지만 법인세 부과 자체가 취소된 만큼 해당 금액을 환급해야 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정부가 법인세 1천530억원, 서울시가 지방소득세 152억원을 각각 론스타에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법인세와 지방소득세 환급액을 합한 금액은 1천682억원이다.
| 구분 | 금액 |
|---|---|
| 법인세 환급액 | 1,530억원 |
| 지방소득세 환급액 | 152억원 |
| 환급 청구액 합계 | 1,682억원 |

대법원 “원천징수의무자에게 속한다”
대법원은 지난해 4월 법인세 부과처분이 취소된 이상 원천징수세액 환급금을 법인세에서 공제·충당한 효력도 소멸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법인세 부과처분이 취소된 이상 원천징수세액 환급금을 법인세에서 공제·충당 처리한 효력 또한 소멸한다”며 “이에 따라 공제·충당 처리된 환급금은 납부 명의자인 원천징수의무자(외환은행 등)에게 속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법인세 부과처분이 론스타 등 원고들이 세금의 실질 귀속자로서 납세 의무자라는 전제에서 이뤄졌다는 점도 짚었다. 공제·충당 처리는 원고들에게 애초 귀속되지 않은 원천징수액 환급청구권을 이용해 론스타가 법인세를 낸 것처럼 처리한 것이므로, 그 효력이 처음부터 발생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 등 원천징수의무자가 세금을 납부한 만큼,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취소된 세금의 환급액도 론스타가 아니라 원천징수한 주체에 귀속된다는 취지다.
파기환송심, 당사자 합의 주장 받아들이지 않아
파기환송심에서 론스타 측은 원천징수세액이 공제·충당됐을 때 실질적으로 세금을 낸 주체는 론스타라는 당사자 간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고법 민사16-1부는 이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고 론스타 등 9개 회사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정재오·김선희·이원석 부장판사로 구성됐다.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제시한 환급청구권 귀속에 관한 판단을 파기환송심에서 적용한 결과다.
법무부는 이번 승소로 법인세 약 1천530억원에 환급가산금과 지연손해금 약 1천280억원을 더한 2천800억원 상당의 국고 유출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공소청·국세청 등과 소송 수행 방향을 조율하고 관련 법리를 검토해왔다고 밝혔다. 또 원천징수세액에 관한 환급청구권이 론스타에 속한다고 볼 수 없는 사정을 재판에서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향후 동일·유사 쟁점이 문제되는 사건에서도 최선을 다해 국익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파기환송심은 론스타가 정부와 서울시 등을 상대로 제기한 원천징수세액 반환 청구를 원고 패소로 끝냈다. 앞서 법인세 부과를 취소한 대법원 판결과 별개로, 원천징수된 세금의 환급청구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를 놓고 이어진 소송에서 대법원과 파기환송심은 원천징수의무자에게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법무부는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유사 쟁점 사건에서도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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