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 항미원조기념관을 찾은 김정은과 왕후닝 (사진= 연합뉴스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한 뒤 당일 평양으로 돌아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의 영접을 받고 항미원조기념탑에 헌화했으며, 기념관과 현지 자동차 공장을 찾았다. 왕 주석은 일정에 동행하고 귀국길에는 신압록강대교까지 나와 김 위원장을 배웅했다. 중국의 6·25전쟁 참전을 기념하는 항미원조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이달 15일 개통한 다리를 이용해 이뤄진 방문이다. 북중 양측은 기념행사와 함께 인적 왕래, 경제·무역 협력 확대 의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이 시진핑 국가주석 대신 중국 권력서열 4위인 왕 주석을 만난 점과 짧은 방문 일정도 주목받았다.

참전기념일 하루 앞둔 당일치기 방문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4일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단둥에 도착했다. 참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오전 평양에서 열차로 신의주까지 이동한 뒤 다리를 이용해 중국으로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방문은 당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신화통신은 왕후닝 주석이 항미원조기념관 광장에서 김 위원장을 영접하고 일정을 함께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기념탑에 헌화한 뒤 기념관을 관람하고 자동차 공장을 방문했으며, 다시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평양으로 돌아갔다. 왕 주석은 출국 때 다리까지 나와 배웅했다.

방문 시점은 중국인민지원군의 6·25전쟁 참전을 기리는 항미원조기념일인 10월 25일을 하루 앞둔 때였다. 중국 측 보도는 김 위원장이 항미원조 76주년을 맞아 단둥을 찾았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기념관에서 중국인민지원군 전사자들을 추모하고, 북한을 지원한 데 대해 감사와 경의를 표했다. 중국 측은 이번 방문이 북중 간 전통적 우의를 기리는 일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지난해 9월 베이징 방문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이번에는 중국 최고지도자와의 정상회담 대신 왕 주석과 회동했다.

개통한 신압록강대교를 오간 김정은

김 위원장이 이용한 신압록강대교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잇는 자동차 전용 교량이다. 참고 보도에 따르면 다리는 왕복 4차로, 총길이 3026m 규모다. 중국이 비용 전액을 부담해 2014년 완공했지만 북한 측 접속도로와 통관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개통이 미뤄졌다. 공사가 끝난 뒤 12년 만인 이달 15일 공식 개통했다. 김 위원장은 개통 이후 열흘도 지나지 않아 이 다리를 이용해 단둥을 찾았고, 귀국할 때도 같은 다리를 건넜다.

항목내용
다리 완공2014년
개통까지 걸린 기간12년
공식 개통10월 15일
교량 길이3026m
차로 수4차로

다리 개통식에서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박태성 북한 내각총리가 영상으로 축사를 했다. 신압록강대교는 단둥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교통 기반시설로, 중국 측은 개통을 계기로 인적 왕래와 경제·무역 협력을 확대하자는 뜻을 밝혔다. 신화통신은 왕 주석이 다리 개통을 양국 간 교류 확대의 계기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북한 측의 접속도로와 통관시설 문제로 오랫동안 개통되지 못했던 다리를 김 위원장이 직접 건너 방문한 사실과, 회담에서 교역과 인적 교류 확대가 함께 거론된 점이 이번 일정에 포함됐다.

기념관 헌화 뒤 자동차 공장 시찰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주석은 항미원조기념관 광장에서 김 위원장을 맞이했다. 두 사람은 기념탑에 헌화했고, 김 위원장은 화환을 바친 뒤 전사자들을 추모했다. 이어 기념관에 전시된 유물과 사료를 살펴봤으며, 친필 휘호가 담긴 역사 사진을 기증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인민지원군 전사자들을 추모하고 항미원조 영웅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중국 측은 전했다. 중국 보도는 이 방문을 한국전쟁 당시의 북중 공동 경험과 전통적 우의를 되새기는 일정으로 설명했다.

오후에는 왕 주석과 함께 단둥의 자동차 생산 공장을 찾아 작업장을 둘러봤다. 김 위원장이 자동차 공장 생산 현장을 시찰한 사실은 신화통신과 중국 방송 보도에 담겼다. 방문 일정에는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도 참석했다고 참고 보도는 전했다. 김 위원장이 단둥을 떠날 때 왕 주석은 신압록강대교까지 나와 배웅했다. 중국 측 보도에서 확인된 일정은 기념관 방문과 헌화, 자동차 공장 시찰, 다리까지의 배웅으로 이어졌다. 김 위원장의 당일치기 일정 가운데 기념행사와 경제 현장 방문이 함께 포함된 셈이다.

정상 간 합의 이행·경제협력 언급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과 왕 주석이 신압록강대교 개통을 계기로 인적 왕래와 경제·무역 협력을 넓히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과 함께 역사적 우의를 계승하고 실무 협력을 확대해 양국 인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주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왕 주석도 인적 교류와 경제·무역 협력을 확대해 양국 인민에게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두 사람은 정치적 상호 신뢰와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자는 취지도 언급했다.

왕 주석은 지난해 9월과 올해 6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상호 방문해 중요한 합의를 이뤘으며,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고 중국 측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6월 시 주석의 방북이 양국 관계 발전의 이정표가 됐다고 밝히고, 시 주석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도 기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왕후닝이 시진핑 주석의 복심인 만큼 왕 주석을 매개로 양국 정상 간 간접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종철 국립경상대 교수는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준수한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이 중국에 제재 정책의 전환을 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미대화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원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한 점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앞둔 중국의 중재 역할 전망을 함께 거론했다. 다만 시 주석이 아닌 왕 주석과 만났고 방문 일정이 짧았다는 점에서, 북미대화 문제보다 북중 관계와 경제협력이 주요 의제였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북중 양측의 공식 발표가 없는 단계에서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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