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물가와 공공부문 투자 부족에 항의하는 학생·노동조합 시위가 24일(현지시간) 프랑스 각지에서 열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허가받은 노조 시위 외의 집회를 금지하겠다고 밝히고 여러 지역 당국이 전면 또는 부분 금지령을 내렸지만, 시위대는 파리와 리옹, 낭트 등에서 행진을 이어갔다. 내무부는 전국 참가 인원을 41만명으로 집계했고 주최 측인 노동총연맹(CGT)은 80만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경찰 7만명과 헬기, 장갑차 등이 투입된 가운데 낮에는 비교적 평온했던 시위가 오후 늦게 격화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최루가스와 물대포가 등장하고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다.
제한령 속 집결…집계는 41만명과 80만명
내무부는 24일 프랑스 전역 시위 참가 인원을 41만명으로 집계했다. 파리에서는 11만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주최 측인 CGT는 전국 참가 인원을 80만명, 파리 참가 인원을 25만명으로 추산했다. 집회 제한 조치와 대규모 경찰 배치에도 시위대가 여러 도시로 모였으며, 당국과 주최 측의 집계에는 차이가 났다.
| 구분 | 내무부 집계 | 주최 측 집계 |
|---|---|---|
| 전국 참가 인원 | 41만명 | 80만명 |
| 파리 참가 인원 | 11만명 | 25만명 |
이날 참가 규모는 지난 17일 경찰 추산 55만명보다 줄었다. 지난 시위에서는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 폭력 사태가 벌어졌고 일부 지역에서 약탈과 시설물 파손도 발생했다. 당국은 폭력 사태 재발을 막겠다며 시위 제한령과 치안 강화 방침을 내놨다. 마크롱 대통령은 허가받은 노동조합 시위를 제외한 모든 시위를 금지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각 지역 당국도 전면·부분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리옹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시위가 진행됐고,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은 지난 시위 때보다 크게 완화한 것으로 평가됐다.
당국은 이번 주말 전국에 경찰 7만명을 배치했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이는 지난주보다 1만명 늘어난 규모다. 헬기와 장갑차, 물대포도 현장에 투입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이 시위 금지 구역으로 향하는 행렬을 막았다. 주최 측은 전국에서 700건 이상의 행동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상점들은 유리창에 나무판을 설치하거나 상품을 치우며 피해에 대비했고, 파리의 루브르박물관과 오르세미술관 등 문화시설은 문을 닫았다. 아트 바젤 파리는 주말 일정을 취소하고 당초 계획보다 이틀 앞서 23일 행사를 마쳤다.
경찰 7만명 배치…파리 행진 경로 변경
파리에서는 당초 바스티유 광장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노조 행진이 허용됐다. 그러나 파리 경찰은 막판에 행진 경로를 도심에서 먼 남동부 포르트 디탈리로 옮기라고 통보했다. 이에 노조 측 뮈리엘 길베르는 취재진에게 마크롱 대통령이 시위대가 원하는 곳에서 시위하지 못하게 한다며 "수치스러운 짓"이라고 비판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우리가 타면, 당신도 함께 탄다", "지구가 타고 있고 우리의 미래도 함께 타고 있다", "우리는 지긋지긋하다" 등의 문구를 들고 행진했다.
압수품에는 금속 구슬과 납탄, 폭죽, 새총, 흉기, 비비탄총, 방독면, 절단용 공구, 곤봉 등이 포함됐다. 경찰 헬기가 상공을 돌며 순찰했고 장갑차와 진압 경찰 차량이 거리에 배치됐다. 루브르박물관과 오르세미술관, 피카소미술관, 그랑팔레 등 파리 문화시설의 휴관 소식도 사전에 발표됐다. 상점들은 유리창을 가리고 상품을 치우는 등 시위에 따른 파손과 약탈에 대비했다.
시위는 낮 시간대에는 비교적 평온하게 진행됐지만 오후 늦게 긴장이 높아졌다. 수도 파리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산발적인 충돌이 벌어졌고, 거리에서는 자전거와 스쿠터에 불이 붙었다. 로랑 뉘녜즈 내무장관은 BFM TV에 이날 시위와 관련해 1천명 가까이 체포됐으며 체포 인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검은 복면을 쓴 극좌 세력이 폭력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참고 기사에 따르면 당국은 당시까지 중대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파리에서는 큰 충돌 없이 행진이 끝나가고 군중이 해산하던 때 마찰이 발생했다. 뉘녜즈 장관은 행렬 뒤편에서 '폭도 500명'이 2시간가량 충돌을 빚었다고 말했다. AFP 통신은 경찰이 젊은 시위자들에게 최루가스를 뿌리거나 곤봉을 휘두르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정부는 앞서 폭력 사태 재발 방지를 이유로 시위 제한과 경찰력 증강에 나섰고, 시위 참가자와 노조는 행진 경로 변경과 집회 금지에 반발했다.
리옹·낭트 등 금지 구역에서도 시위
리옹에서는 시위가 전면 금지됐지만 약 1만명이 모였다. 시위대는 도시 곳곳에 무리를 지어 다니고 건물 진입을 시도했으며, 경찰은 최루탄을 쏴 군중 해산에 나섰다. 21세 학생은 AFP 통신에 "경찰이 정말 기동성 있게 움직이고 있다"며 "시위대가 형성되기도 전에 해산시키려고 온다"고 말했다. 경찰 헬기가 상공을 순찰했고 장갑차와 진압 경찰 차량도 거리에 배치됐다.
낭트에서는 고물가에 항의하고 공공서비스 보호와 재정적·사회적 정의 실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경찰은 시위대가 루아르강 다리를 건너 시위 금지 구역으로 들어가려 하자 물대포를 쏘며 저지했다. 일부 시위자는 경찰을 향해 소형 물체를 쏘며 맞섰다. 마르세유에서는 경찰이 1만7천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집계했지만 CGT는 10만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은 당초 시위 전면 금지 방침이 발표됐으나 노동조합이 조직한 시위가 예외적으로 허용된 곳이다.
릴과 툴루즈, 클레르몽페랑, 그레노블, 니스에서도 경찰이 시위 금지 지역이라며 해산을 요구했다. 시위대가 응하지 않자 경찰은 최루가스나 물대포를 사용했다. 경찰 추산 2만6천500명이 참가한 툴루즈에서는 한 시위자가 최루가스통을 발로 차는 모습이 목격됐다. 툴루즈에서는 시위 참가자 한 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뉘녜즈 장관이 전했다. 현지 언론은 이 부상자가 손가락을 절단했다고 보도했다. 클레르몽페랑에서도 한 명이 중상을 입었지만 장관은 두 사람의 부상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보르도에서는 폭우 속에 수천명이 행진했다. 오를레앙에서는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전당대회에 맞선 반극우 집회가 열렸다. RN은 마린 르펜이 이끄는 정당으로, 전당대회는 25일까지 이틀간 진행됐다. 시위대는 "마크롱 사임, 르펜 감옥행"이라고 외쳤고, 현수막에는 "청년들은 국민연합에 '꺼지라'고 말한다", "파시스트보다 뜨겁다"는 문구가 적혔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를 1만3천명으로 집계했고 주최 측은 2만6천명으로 추산했다.
체포와 부상 이어져…31일 추가 시위 예고
뉘녜즈 장관은 툴루즈와 클레르몽페랑에서 각각 한 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그는 부상 경위를 상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의 최루가스와 물대포 사용, 시위대의 소형 물체 투척 등이 보고됐다. 당국의 체포 규모는 시위가 진행되면서 오전에 발표된 135명에서 장관이 밝힌 1천명 가까이로 늘어났다. 장관은 체포자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극좌 성향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대선 주자 장뤼크 멜랑숑은 파리 시위에 참여해 "마크롱은 이 시위가 매주 반복되리란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란 조끼 운동 측은 다음 토요일인 31일 추가 시위를 예고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바스티유 광장에서 "우리는 시위할 자유, 우리 모두의 자유를 위해 시위하겠다"고 말했다. 24일 시위에서는 생활비와 공공서비스 문제를 둘러싼 항의와 함께 정부의 집회 제한에 대한 반발도 이어졌다.
프랑스 각지에서는 시위 제한령과 경찰 배치 속에 집회와 행진이 계속됐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충돌과 체포, 부상자가 발생했다. 노란 조끼 운동 측은 31일 시위를 예고했고, 오를레앙에서는 국민연합 전당대회가 25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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