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첫 노사정 합의 (사진= 연합뉴스 제공)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노사정의 첫 사회적 합의가 나왔다. 노사정은 산업재해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정부 지원을 확대하는 데 뜻을 모았다. 이번 합의는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이 취임한 뒤 선언된 ‘사회적 대화 2.0’ 체제에서 의제별 위원회가 거둔 첫 결실이다. 고용노동부는 합의 내용을 토대로 내년 중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을 개정해 2028년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20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 선임 의무 확대

노사정은 현행 안전보건담당관리자 선임 대상 사업장에 안전관리자 또는 보건관리자 1명을 선임하도록 했다. 대상 사업장은 제조업, 임업, 하수·폐수 및 분뇨처리업, 폐기물 수집·운반·처리 및 원료 재생업, 환경 정화 및 복원업 등 5개 업종의 상시근로자 20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이다. 경사노위는 약 3만개 사업장이 대상이 될 것으로 봤다. 노사정 합의에 따라 기존보다 더 많은 소규모 사업장에 안전보건관리 인력 선임 의무가 적용되는 셈이다.

구분숫자
전체회의11차
대상 사업장 수약 3만개
대상 업종5개
상시근로자 기준20인 이상 50인 미만

다만 소규모 사업장의 열악한 여건을 고려해 사업주나 안전보건담당관리자 등이 일정시간 이상 소속 직원에 대한 교육, 위험성평가 등 안전보건활동을 한 경우 이를 안전관리자 또는 보건관리자 선임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박두용 산업안전보건위 위원장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사업주가 안전보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사업주가 실질적으로 안전보건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데 이번 합의의 중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 확대와 사업주 참여 강조

정부는 소규모 사업장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안전보건 관리 인력에 대한 인건비, 교육비, 프로그램 운영비 등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노사정은 소규모 사업장이 자체적인 안전보건관리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안전보건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김광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이번 합의를 통해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자 선임 의무가 확대되며 최소한의 의무와 책임이 명확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임우택 한국경영자총협회 안전보건본부장은 “인력과 재정 여건이 어려운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 역량을 내실화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노사정은 이번 첫 합의에 이어 남은 핵심 과제들에 대한 논의도 이어가기로 했다. 노사 공동 지원사업, 소규모 사업장 위험성평가 정착, 산재예방 지원사업 실효성 제고 등을 논의해 내년 상반기까지 2차 합의를 도출한다는 목표다. 경사노위는 이어지는 논의에서 소규모 사업장이 안전보건관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다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회적 대화 2.0’ 첫 성과로 기록

이번 합의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경사노위가 다시 가동된 뒤 나온 첫 노사정 합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서 경사노위는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본위원회를 열고 사회적 대화 재개를 공식화했다. 당시 노사정 대표자들은 ‘전환기 위기 극복, 격차 해소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사적 공동선언’을 발표했고, 경사노위는 7개의 위원회를 구성해 의제별 논의를 시작했다. 이 가운데 산업안전보건위원회가 가장 먼저 합의문을 채택했다.

김지형 위원장은 “이번 합의는 현 정부 경사노위 첫 합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이번 합의가 소규모 사업장 산재 문제 해결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남은 의제의 대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소규모 사업장 산재예방 외에도 AI 전환에 따른 노사 상생, 청년 일자리, 노사관계 제도 발전, 공무원·교원 노사관계 제도개선, 석유화학산업 불황에 따른 지역 고용·경제 지원 등 의제를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현 정부 경사노위가 첫 합의를 통해 산재예방 의제를 먼저 매듭지으면서, 다른 의제 논의도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내년 상반기 2차 합의 목표로 논의 지속

경사노위는 앞으로 남은 핵심 과제들을 계속 다루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2차 합의를 도출한다는 목표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합의 내용을 반영해 내년 중 시행령 개정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행령 개정이 마무리되면 2028년부터 제도가 시행된다. 이번 합의는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법·제도와 지원으로 함께 보강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박두용 위원장은 “이번 합의는 소규모 사업장 현실을 반영해 안전보건관리 역량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첫걸음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형 위원장은 앞서 “이번 합의가 소규모 사업장 산재 문제 해결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했고, 노사정은 그 다음 단계 과제로 노사 공동 지원사업과 위험성평가 정착을 올려놓았다. 경사노위가 첫 합의 이후 어떤 추가 합의를 이어갈지가 내년 상반기까지의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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