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했더라도 보증기관의 지급 지연을 이유로 지연손해금을 당연히 받기는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임차인의 주택 인도나 이행제공 여부를 먼저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지난 2026년 6월 24일 선고한 2026다201978 판결에서 HUG의 보증채무 이행의무를 인정하면서도 지연손해금 부분은 다시 심리하도록 파기환송했다. 원심은 임차인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으나, 기록상 임대인에게 주택을 인도하거나 이행을 제공했다는 자료가 확인되지 않았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보증기관이 보증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판단과 언제부터 지연손해금을 부담하는지는 별개다. 임대인에게 집을 넘겼거나 넘길 의무의 이행을 제공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HUG의 지급의무가 형식상 보증계약에 따르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의무가 변형된 것으로 보았다. 이에 따라 약관 제10조 제1항에 근거해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하거나 이행을 제공할 때까지는 HUG가 보증채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지체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보증기관에 대한 청구와 별개로 실제 주택 인도 준비 상태와 관련 증빙을 철저히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향후 환송심 재판부에서 인도 및 이행제공에 관한 구체적인 심리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주목된다.
엄 변호사는 “보증 가입만으로 임대인 상대 소송이 언제나 필요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보증 범위와 지급 요건을 확인하고, 인도 준비와 통지 자료를 갖춰 원금 청구와 지연손해금 청구를 나눠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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