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유령주식 배당오류' 삼성증권에 국민연금 (사진= 연합뉴스 제공)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8월 12일 국민연금공단이 삼성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은 국민연금에 18억6천만원을 지급하게 됐다.

사건의 발단은 2018년 4월 6일 삼성증권 직원의 실수였다. 우리사주에 주당 1천원의 현금 배당을 지급해야 할 것을 1천주씩 배당하면서, 당시 직원들에게 잘못 입고된 주식은 28억1천295만주, 금액으로는 112조원에 달했다. 이는 삼성증권 정관상 발행 한도를 수십배 초과한 규모로 '유령 주식'으로 불렸다.

이후 일부 직원이 잘못 배당된 주식을 매도하면서 시장이 요동쳤다. 직원들이 내다판 주식은 501만주에 이르렀고, 삼성증권 주가는 장중 최대 11.7% 폭락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이 과정에서 주가 하락으로 손해를 봤다며 299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2024년 8월 1심은 삼성증권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책임 범위를 5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삼성증권이 배당의 과·오지급을 막을 내부 처리기준을 마련하지 않았고, 사고 발생 후에도 매도금지 공지나 계좌 매도주문 차단 조치가 지연됐다고 지적하면서도, 사고에 배당 직원의 의도치 않은 오류와 매도 직원 개인의 부정이 겹쳐 발생한 점을 감안해 회사에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은 가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정상 주가와 실제 매도가의 차액인 손해액 38억6천만원의 50%에서, 국민연금이 하락한 주가로 주식을 매수해 얻은 이익을 상계해 배상액이 18억6천만원으로 산정됐고, 쌍방 항소에도 2심 판단은 유지됐다.

대법원은 2심과 달리 사용자책임까지 추가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배당 직원들의 업무상 과실과 사고로 인한 국민연금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여지가 크다"며 삼성증권이 사용자로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주식의 유통성과 환금성, 현행 주식거래시스템을 고려하면 배당 직원들도 오류로 주식이 입고될 경우 매도 직원들이 매도주문을 낼 수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취지다. 다만 대법원은 "사용자 책임이 추가로 인정되더라도 2심의 손해배상 범위나 책임제한 비율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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