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연대가 16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천막 설치를 시도하며 서울시와 7시간 넘게 대치했다. 김현수 피해자연대 사무처장은 "고인의 영정사진이 비를 맞고 있어서 가림막을 치려는 것"이라며 "빈소는 광화문 광장에 차리고, 조문객은 시청 광장에서 받을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궂은 날씨 속에 참여자들은 우비와 우산을 쓰고 자리를 지키다 비가 그치자 테이블을 눕혀 그 위에 앉아 농성을 이어갔다.
서울시는 언론 공지를 통해 "광화문광장은 '서울특별시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라 서울시의 사전 사용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현재 시설물 설치와 관련한 사용허가 신청이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단체는 이날 천막 설치를 하지 않기로 하고, 17일 서울시청에 정식으로 집회신고와 사용허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서울시도 3∼4명의 근무자를 농성 장소에 상주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단체는 같은 자리에서 농성을 이어가며 매일 오전 10시에서 11시께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김현수 사무처장은 "화요일에는 규탄대회를 열고 정부와 서울시에 진상규명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은 "국가가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할 때까지 이 자리에 있을 것"이라며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죽을 때까지 버텨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영철 전 대표는 지난 11일 기흉이 발생해 서울대병원 응급센터를 찾았으나 69세 나이로 사망했다. 그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산소발생기에 의존하며 휠체어 생활을 해왔고, 생전 "내가 죽으면 장례를 치르지 말고 광화문 광장에서 투쟁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에 연대는 14일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의 책임 인정과 피해자·국민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으며,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활동 종료로 중단된 진상규명 재개와 조사기록에서 확인된 관계 공무원 책임 검토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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