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호 개인전 27일 개막 (사진= 연합뉴스 제공)

집과 이동, 기억과 정체성을 탐구해 온 한국 현대미술 작가 서도호(64)의 대규모 개인전 '서도호'가 27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막한다. 전시는 내년 2월 9일까지 이어지며, 초기작과 대표작, 최근작 등 500여 점을 아우르는 서도호의 최대 규모 개인전이다. 대학 시절 작품과 200여 점의 드로잉, 대형 설치작품 등은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다.

대표작 '러빙/러빙: 서울 집'은 닥종이로 만든 실물 크기 한옥이다. 서도호의 아버지이자 한국 수묵추상의 거장인 서세옥(1929∼2020) 화백이 창덕궁 연경당을 본떠 서울 성북동에 지은 한옥을, 서도호가 유년 시절을 보낸 기억을 담아 닥종이로 감싸고 흑연으로 문질러 탁본으로 떠냈다. 서도호는 이 작품을 아버지와 자신의 자화상이라고 설명했다.

26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서도호는 이번 전시를 불교의 '회향'(回向)에 빗대며 "자기가 가진 것을 대중과 나눈다는 뜻"이라며 "해외에서 작업하며 쌓아온 것을 한국 관객들에게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게 완벽한 집은 서울의 집과 오래 생활했던 뉴욕의 집, 지금 살고 있는 런던의 집에서 한 면씩 벽을 모아 삼각형 형태로 짓고 지리적으로는 서울과 뉴욕, 런던의 정 중앙에 지은 집"이라며 "그 위치를 찾아보니 북극점 옆이었다. 그런데 이미 살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결국 우주로 올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시에는 서울과 뉴욕, 런던, 베를린 등에서 거주했던 집의 복도와 문, 방 같은 전이 공간을 하나의 건축으로 재구성한 22m 규모 설치작품 '둥지/들'과, 투명한 폴리에스터 천으로 여러 도시 집의 기억을 재구성한 '완벽한 집: 런던, 호셤, 뉴욕, 베를린, 프로비던스, 서울'이 소개된다. 최신작 '사랑의 기억(래코드 협업)'은 서도호가 자신의 코트 안쪽에 가족의 옷에서 떼어낸 주머니를 달고 가족과 관련된 사물을 담은 작업이다.

오는 12월 18일에는 높이 6m에 달하는 대형 설치작품 '아파트 A, 복도와 계단, 미국 뉴욕 웨스트 22번가 348번지, NY 10011'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박스 공간에 새로 들어선다. 배우 박보검은 전시 오디오가이드에 목소리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서울 전시 이후에는 일본 도쿄도현대미술관(MOT)과 홍콩 M+로 순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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