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 교사들에게 수억원을 주고 수학 문항을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된 '일타강사' 현우진(39)씨가 8월 26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현씨 등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금품을 주고받은 행위는 사적 거래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현씨에게 돈을 받고 문항을 제공한 현직 교사 2명과 교재개발업체 직원 서모씨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앞서 검찰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현씨는 서씨와 공모해 자체 교재에 사용할 수학 시험 문항을 받는 대가로 현직 교사 2명에게 2020년 3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총 3억4천6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았다. 또 다른 교사의 배우자 명의로 7천500만원을 송금한 혐의도 있었다. 쟁점은 이들이 주고받은 돈이 청탁금지법상 수수 금지 금품에 해당하는지였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직무 관련 여부와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안 된다고 정하지만,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 이행 등 정당한 권원에 의해 제공되는 금품은 예외로 둔다.
재판부는 현씨가 교사들에게 지급한 돈을 문항을 사고팔기로 한 계약에 따른 대가, 즉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 이행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문 업체들에게 문항을 공급받으면서 지급한 금액도 교사들에게 지급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 문항당 교사들에게 지급된 금액은 모의고사 교재가 평균 20만원대, 일반 교재가 10만원대 수준이었다. 재판부는 교사들이 현씨에게 공급한 문항을 본인이 재직한 학교에서 출제하지 않았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검찰은 교사들이 겸직 허가를 받지 않고 문항을 판매해 적법한 거래가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사적거래의 합법성 여부는 고려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고 형사처벌은 문제해결의 최후수단"이라며 "공직자의 행위에 설령 부적절한 면이 있더라도 이를 모두 형사처벌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교사 측 변호인은 선고 후 "'사교육 카르텔'이라는 이름으로 언론에 보도가 돼 수사기관에서 무리하게 기소한 것 같다"며 "균형 가지고 판결해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4월 사교육 카르텔에 연루된 현직 교사 72명과 사교육업체 법인 3곳, 강사 11명 등 총 100명을 검찰에 송치했으며, 검찰은 이 중 현씨와 조정식(43)씨를 포함해 4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조씨 사건의 첫 정식 공판기일은 9월 16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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