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샤페론이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자사 치료제 ‘누세핀’의 임상 데이터를 새로운 통계 기법으로 재분석해 실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샤페론은 코로나19 중증 환자 175명을 대상으로 사전 승인된 프로토콜에 따라 일반적인 통계분석 방식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러나 GPCR19를 표적으로 염증복합체를 조절하는 약물을 염증 환자에 투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투약 직후 회복 효과가 집중되는 조기 반응을 사전에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존에 널리 쓰이는 로그순위 검정법은 관찰 기간 내내 환자의 위험도가 일정하다는 ‘비례위험’ 전제를 필요로 하는데, 누세핀 투여군은 투약 후 1주일 내 회복 비율이 높았던 반면 위약군은 후반부에 자연 치유되는 사례가 겹치면서 이 전제를 벗어나는 특성이 나타났다.
이에 샤페론은 비례위험 가정 충족 여부를 네 가지 통계 방식으로 다시 살펴본 뒤, 초기 반응을 반영할 수 있는 Gehan–Breslow–Wilcoxon 검정법을 적용했다. 그 결과 누세핀 투여군의 증상 개선 소요 시간은 평균 9.18일에서 7.49일로, 위약군 대비 약 1.7일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p<0.05). 애초 정해둔 통계 방식이 약물 특성과 맞지 않아 효과가 제대로 드러나지 못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신약 임상에서 사전 설계된 통계기법의 한계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누세핀의 특허 등록에는 이번 재분석 연구 외에 전신 염증 증후군 관련 동물실험 결과도 근거로 활용됐다. 체외 순환기를 장착한 돼지 실험에서는 혈압 상승제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혈관 상태를 유지하는 결과가 확인됐으며, 이는 코로나19라는 특정 질환이 아니라 전신 염증 반응 자체를 조절한다는 근거로 제시돼 적응증 확대를 위한 별도 특허의 기반이 됐다.
샤페론은 이번에 확보한 임상·비임상 데이터와 특허를 바탕으로 심장 수술 후 혈관 마비, 패혈증, 중증 화상 등 다양한 난치성 염증 질환으로 치료 범위를 넓히고,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 수출 협상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샤페론 관계자는 “약이 가진 실제 치료 효과가 환자 특성에 맞지 않은 통계 방식 때문에 가려질 뻔했으나, 정확한 분석법을 다시 찾아 그 가치를 증명해 냈다”며 “이번 성과는 누세핀이 다양한 원인에 의한 호흡부전증 및 전신 염증 반응 등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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