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온타리오호를 아메리카호로 (사진= 연합뉴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걸친 온타리오호의 이름을 아메리카호로 바꾸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틀 전 트루스소셜을 통해 개명 검토 사실을 밝힌 데 이어 실제 서명으로 이어진 것이다. 행정명령에는 온타리오호에서 가장 깊은 지점이 미국 영토에 있어 호수 수량 대부분에 대한 권리가 미국에 있다는 주장과 함께, 오대호 보호에 미국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미 내무부는 미국 지명체계에서 온타리오호를 아메리카호로 바꿔야 한다. 다만 캐나다에 이 명칭 사용을 강제할 수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 관료들은 우리를 아주 나쁘게 대했다. 못된 사람들"이라며 캐나다가 미국을 등쳐먹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나온 이번 조치는 캐나다를 자극하려는 도발적 성격으로 해석된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몇시간 뒤 엑스에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언제나 온타리오호로 불릴 것"이라고 반박했다. 카니 총리는 온타리오라는 이름이 원주민 웬다트족 언어에서 유래했으며 '그 호수는 아름답고 크다'는 뜻이라고 설명하고, 캐나다 연방 탄생이나 미국 독립선언보다 오래된 "400년 이상 된 이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들의 무역관계와 외교정책, 국가기념물, 지명도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온타리오호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미국 뉴욕주 사이에 있는 북미 5대호 중 하나로 양국의 국경 역할을 한다. AP통신에 따르면 1867년 캐나다 온타리오주도 이 호수의 이름을 따서 생겼다. 온타리오주는 대미 반발의 선봉에 서 있으며,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총리는 미국의 위협에 물러서지 않겠다며 연일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던 지명을 일방적으로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초 취임과 동시에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AP통신이 멕시코만 표기를 고수하자 소속 기자의 백악관 행사 출입을 막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에게 (미국식으로 개명된) 만도 있고 호수도 있다. 이제 필요한 건 바다"라며 "대서양이나 태평양 이름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아마도 우리는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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