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고려인마을에서 활동 중인 고려인 미술 거장 문빅토르 화백이 신작 ‘붉은열차’를 발표했다. 2026년 제작된 이 수채화는 1937년 고려인 강제이주의 아픈 역사가 서린 연해주를 배경으로, 국가폭력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파괴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작품은 잿빛 도시를 가로지르는 선명한 붉은색 증기기관차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푸른빛이 감도는 도시와 군중 속에서 유독 강조된 붉은 열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고려인 공동체의 일상을 파고든 소련 공산체제의 억압과 강제이주의 참상을 형상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가는 직접적인 참혹함 대신 강렬한 색채 대비와 복잡하게 얽힌 철로를 통해 역사적 무게감을 전달한다.
이번 작품은 과거의 기록을 넘어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오늘날 세대와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 화백의 시각은 국가권력의 폭력 앞에 놓였던 선조들의 고통을 예술적 언어로 승화하며 관람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고려인마을 관계자는 “붉은 열차는 평범한 공동체를 뒤흔든 국가권력의 횡포를 상징한다”며 “작품 속에 응축된 선조들의 아픈 기억을 통해 당시의 비극을 되새기고자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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