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빌딩 2곳 방화 혐의 70대 구속영장 신청 (사진= 연합뉴스 제공)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2곳에 불을 질러 19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체포된 70대 남성 A씨에 대해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20일 오전 11시 54분 신명빌딩 3층, 낮 12시 1분 한양빌딩 4층에 잇따라 불을 낸 혐의를 받는다. 부상자 가운데 변리사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두 곳 모두 특허 법인 사무실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범행 직전 사무실 직원에게 상표·디자인 업무 담당 부장급 직원 B씨의 근무지를 물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직원이 “B씨가 누군지 모른다. 알아봐 줄 수 있다”고 하자 A씨는 “필요 없다”고 답한 뒤 출입구에 인화물질을 뿌렸다는 내용이다. 집주인은 A씨가 범행 당일 집을 나서며 “사기 친 놈 가만 안 둘 거다”라고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한양빌딩 4층 사무실 출입구 바닥에 인화성 액체를 뿌리고 불을 내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신명빌딩 3층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나온 유류 용기인 말통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특정인을 살해하려는 의도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추가로 확인될 경우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할 방침이다.

A씨는 2022년에도 두 특허 법인 사무실을 찾아 특허 등록 문제를 항의하고 직원들에게 휘발유를 뿌리며 협박한 혐의로 구속돼 유죄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 당시 특허 법인이 제공할 수 없는 ‘종이 등록증’을 요구했고, 본인이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한 특허 법인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지만, 사건을 맡은 서울 강서경찰서는 혐의가 없다며 불송치했다.

경찰은 A씨가 범행 한 달 전 집주인에게 20일에 주거지 계약을 끝내겠다고 알린 사실을 파악했다. 범행 닷새 전에는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휴대전화 해지 방법을 물었고, 나흘 전인 16일에는 주거지 인근에서 플라스틱 말통 2개와 라이터, 인화 물질을 샀으며 휘발유는 19일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일 집 안의 짐을 모두 치운 이유와 방화 후 동대문 한 식당에서 식사한 행적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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