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중앙은행(ECB)이 2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금금리와 기준금리, 한계대출금리를 모두 동결했다. 예금금리는 연 2.50%, 기준금리인 주요재융자금리는 2.65%, 한계대출금리는 2.90%로 유지됐다. 이란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ECB 목표치의 두 배에 가까워졌지만, ECB는 기저 인플레이션과 임금에서 뚜렷한 추가 상승 징후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에너지 충격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성장을 둔화시킬 가능성도 함께 언급하며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한국은행은 대외 위험을 이유로 국내 금융·외환시장 점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3대 정책금리 동결…한국·미국과 격차 유지
ECB는 이날 회의 뒤 성명을 통해 예금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고, 주요재융자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연 2.65%, 2.90%로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예금금리는 ECB 통화정책의 기준이 되는 금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연 3.00%로, ECB 예금금리와의 격차는 0.50%포인트다. 전날 기준금리를 동결한 미국의 정책금리 목표 범위는 연 3.75~4.00%로, ECB 예금금리와의 차이는 1.25~1.50%포인트로 유지됐다.
| 구분 | 금리 |
|---|---|
| ECB 예금금리 | 2.50% |
| ECB 주요재융자금리 | 2.65% |
| ECB 한계대출금리 | 2.90% |
| 한국 기준금리 | 3.00% |
| 미국 정책금리 목표 범위 | 3.75~4.00% |
ECB는 성명에서 “에너지 충격의 완전한 영향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기저 인플레이션은 지금까지 대체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고 임금 역시 현 단계에서는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과 임금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아직 뚜렷하게 확산됐다고 보지는 않은 것이다. 그러나 성명은 “에너지 충격의 규모와 지속 기간이 늘어나고 간접, 2차 파급 효과의 영향을 고려하면 물가는 오르고 성장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쟁 이후 물가 상승…추가 인상 가능성도 남겨
ECB는 지난 2월 말 이란전쟁이 시작된 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정책금리를 두 차례 올렸다. 6월과 지난달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한 뒤 이번 회의에서는 세 금리를 모두 유지했다.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은 유로존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됐다. 지난달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8%로 집계됐다. 2023년 9월 이후 3년 만의 최고치이며 ECB 목표치인 2%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단기 물가에 미칠 영향을 설명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에너지 가격이 9월 전망에서 예상한 기본 경로를 넘어 상승했다.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몇 분기 동안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2차 파급 효과의 실질적 위험은 아직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성명은 에너지 충격이 길어지고 파급 효과가 커질 경우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가 함께 나타날 가능성을 언급했다.
향후 금리 방향은 에너지 가격 추이와 2차 파급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는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원문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ECB가 이르면 오는 12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목표를 크게 웃돌고 있지만 기저 인플레이션과 임금에서는 아직 뚜렷한 반응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ECB의 설명도 함께 나왔다. 라가르드 총재는 에너지 가격이 기존 전망을 넘어 상승했다고 밝히면서도 2차 파급 효과의 위험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해, 물가 압력과 그 확산 여부를 구분해 설명했다.
프랑스 국채시장 개입 질문엔 요건만 설명
기자회견에서는 국채 금리 급등으로 재정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는 프랑스 금융시장에 ECB가 개입할지 여부도 질문으로 나왔다. ECB는 프랑스에 대한 개입 여부를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부적절하고 무질서한 변동을 포함한 시장 상황이 통화정책의 원활한 전달을 위협할 경우 대응할 수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ECB가 개입하려면 특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CB가 보유한 수단 가운데 하나는 전달보호기구(TPI)다. 이 제도는 유로존 특정 국가의 국채를 사실상 무제한 매입하는 정책 수단이다. 그러나 TPI 발동에는 유럽연합(EU)의 재정 기준이 적용된다. 회원국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하로, 공공부채를 GDP의 60% 이하로 관리해야 한다. 원문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의 재정적자는 GDP 대비 5.1%, 공공부채는 115.6%였다. 두 수치 모두 EU 기준치를 웃돈다. 이에 프랑스에 TPI를 발동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원문은 전했다. ECB는 이번 회의에서 이 수단을 프랑스에 사용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총재는 대응 수단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논의에서 확인된 내용은 시장 변동에 대응할 수단이 있다는 설명과 그 수단의 발동에 요건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연준 동결 뒤 한은도 대외 위험 점검
미 연준은 ECB 회의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 9월 0.25%포인트 인상한 뒤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유지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해 소수의견을 냈다. 연준은 경제활동에 대한 평가를 기존 ‘견조한 속도’에서 ‘강한 속도’로 높였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판단은 유지했다. 연준 의장은 추가 금리 인상 의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참고 기사는 전했다.
한국은행은 29일 오전 권민수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FOMC 결과와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살폈다. 한은은 연준의 금리 동결을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고 평가하면서도 대외 위험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권 부총재는 “중동지역 긴장 지속, 주요국 재정건전성 우려 및 AI(인공지능) 투자 관련 불확실성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주 ECB(유럽중앙은행), BOJ(일본은행) 등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이 예정돼 있고, 다음달 3일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정책변화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은은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점검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2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미국 정책금리 상단과 한국 기준금리의 격차는 1.00%포인트다. ECB의 향후 금리 결정에 대해서는 에너지 가격과 2차 파급 효과가 주요 변수로 제시됐고, 전문가들은 이르면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다봤다. 연준 동결 이후에도 한은은 중동 긴장과 주요국 통화정책, 미국 중간선거 이후 정책 변화 가능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CB는 이번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했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단기 물가 압력과 성장 둔화 가능성을 함께 제시했다. 앞으로의 금리 경로는 에너지 가격 흐름과 2차 파급 효과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왔으며, 전문가들은 이르면 12월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한은은 이번 주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과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의 정책 변화를 주시하며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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