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중부 톨레도 인근 우르다에서 지난 28일(현지시간) 발생한 고속열차 추돌 사고의 사망자가 29일 기준 74명으로 늘었다. 스페인 정부는 전날 집계보다 6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친 사람은 100여명이며 이 가운데 57명은 병원에 입원해 있다. 사고 현장에서는 크레인과 수색견을 동원한 잔해 수색이 밤새 이어졌고, 당국은 마드리드와 톨레도, 세비야 등지에서 실종자 가족들의 DNA 샘플을 받아 희생자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지금까지 신원이 확인돼 가족에게 통보된 사망자는 2명이다.
하행선에 멈춰 선 열차 후미 들이받아
사고는 마드리드와 남부 안달루시아를 잇는 고속철도 하행선에서 발생했다. 국영 철도회사 렌페의 AVE 열차가 선로에 정차해 있던 민영 이리오 열차의 후미를 들이받았다. 두 열차에는 모두 540여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이 구간은 평소 열차가 시속 200㎞에 이를 수 있는 노선으로 알려졌다. 충돌 당시 렌페 열차의 속도는 참고 보도에서 시속 약 200㎞로 추정됐으며, 정차해 있던 이리오 열차를 뒤에서 충격했다.
현지 보도는 사고 전 자동 제어 시스템 문제와 운행 재개 과정을 전했다. 한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전 8시30분께 자동 제어 시스템 오류로 열차 6대가 멈췄고, 약 6분 뒤 렌페 열차는 다시 출발했다. 이리오 열차는 정차 상태를 유지했고, 렌페 열차는 약 25㎞를 달린 뒤 충돌했다. 또 다른 보도에서는 철도 선로 69㎞ 구간의 자동 제어 시스템이 작동을 멈춰 해당 구간 열차가 정지했고, 이후 관제센터가 운행을 재개했다고 전했다. 오스카르 푸엔테 교통부 장관은 관제센터의 운행 재개 결정이 내려진 경위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사고 원인에 대한 당국의 최종 조사 결과는 자료에 나오지 않았다.
사망자 신원 확인에 DNA 샘플 채취
스페인 정부는 사고 사망자가 전날 집계보다 6명 늘어난 74명이라고 29일 발표했다. 현장에서는 밤새 크레인으로 파손된 객차 잔해를 들어 올리고 객차 내부를 살폈다. 수색견도 작업에 동원됐다. 부상자는 100여명이고 57명은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당국은 밝혔다. 사망자 수가 늘어난 가운데 신원이 확인돼 가족에게 통보된 사람은 2명에 그쳤다. 당국은 시신 신원 확인을 위해 여러 지역에서 실종자 가족의 DNA 샘플을 채취했다.
| 구분 | 인원 |
|---|---|
| 두 열차 승객 | 540여명 |
| 부상자 | 100여명 |
| 병원 입원자 | 57명 |
| 외국인 탑승객 | 42명 |
| 한국인 탑승객 | 10명 |
| 치료를 받은 한국인 부상자 | 2명 |
스페인 외무부에 따르면 사고 열차에는 한국을 포함해 7개국 출신 외국인 42명이 탑승했다. 외국인 탑승객 가운데 1명이 숨지고 최소 7명이 다쳤다. 주스페인 한국대사관은 한국인 탑승객 10명 중 2명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열차에 탄 가족이나 지인과 연락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병원을 찾아다니거나 소셜미디어에 행방을 묻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의 신원 확인과 가족 통보가 진행되는 동안 실종자 가족들은 여러 지역에서 DNA 채취 절차를 밟고 있다.
철도 안전 투자 요구와 파업 이어져
스페인 열차 기관사 노조는 29일 철도 안전 투자를 확대하라고 요구하며 사전에 예고한 파업에 들어갔다. 사고와 별도로 예정돼 있던 파업이 시행되면서 고속열차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참고 보도에 따르면 노조는 사고 전부터 안전 대책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한 상태였다. 사고 직후에는 철도 관제와 자동 제어 시스템의 작동 및 운행 재개 결정에 관한 보도가 나왔다. 교통부 장관은 관제센터가 운행을 재개한 경위에 의문을 제기했고, 현지 공무원노조는 장관의 발언을 비판했다.
사고 당일 밤 마드리드 교통부 청사 앞에는 약 1천500명이 모여 정부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고, 현장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참고 보도는 시위대가 총리와 교통부 장관의 사임을 함께 요구했다고 전했다. 스페인 정부는 사흘간 국가 애도 기간을 시작했고, 공공건물에는 조기가 게양됐다. 공식 행사와 공공 행사는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지난 1월 안달루시아주 코르도바에서도 고속열차 두 대가 충돌해 46명이 숨졌다. 이번 사고는 그로부터 9개월 만에 발생했다.
국왕 병원 방문…진상 규명 촉구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은 29일 톨레도의 병원을 찾아 부상자들을 위로했다. 국왕은 스페인 당국에 철저한 진상 규명과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촉구했다. 참고 보도에 따르면 레티시아 왕비도 국왕과 함께 톨레도 대학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면담하고 부상자와 가족을 만날 예정이었다. 사고 현장 수색과 병원 치료가 이어지는 가운데 당국은 사망자 신원을 확인해 가족에게 통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열차 기관사 노조의 파업은 철도 안전 투자 확대를 요구하며 진행됐고, 고속열차 운행에 영향을 줬다. 당국은 실종자 가족의 DNA 샘플을 토대로 신원 확인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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