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 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11일 아부다비에서 진행될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실무급 회담 전, 유럽 주요 국가들과 고위급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의는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 전후 재건, 에너지·흑해 휴전 문제를 다루며, 이 논의가 정상급 회담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는 내용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이 협상 테이블에 없다면 안정적 평화를 이룰 수 없다"며 유럽이 종전 협상에서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를린에서 제시된 유럽 주도의 협상 틀
젤렌스키 대통령이 베를린에서 제시한 안건은 3개국 실무급 회담에서 논의될 사안과 직접 연결된다. 그는 우크라이나 안전보장과 재건, 에너지·흑해 휴전이 핵심 의제라며, 이를 통해 정상급 회담으로 확대되길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독일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내달 미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와 연계해 "우크라이나 문제를 우선 논의해야 하고, 논의된다면 대통령도 함께 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종전 논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메르츠는 19일 베를린에서 서방 30여개 국가가 참여하는 ‘의지의 연합’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러시아가 진지하게 협상 준비가 됐음을 보여줄 때"라고 덧붙였다.
미국·EU·NATO 고위급 회의와 실무급 협상 준비
우크라이나는 아부다비에서 열릴 3자 실무급 회담에 앞서 4일 미국·EU 고위급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 파울라 피뉴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회의에 EU 회원국인 프랑스·독일 대표, 영국, NATO, 세계은행(WB) 대표가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피뉴는 "이번 회의는 마이애미에서 열렸던 지난번 회담을 바탕으로 할 것"이라며, 마이애미 회의와 지난달 20일 노르웨이 오슬로 회의에 참여했던 인물들을 언급했다. 또한 NATO 대변인 앨리슨 하트는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공정하고 지속적인 종전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는 이전에 엑스(X)에서 3자 실무급 회담을 열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도 회담 개최 계획을 확인했다.
가스 공급 재개 논의와 유럽의 입장 차이
최근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에 재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페스코프는 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논의하기 어렵다"며 현장 상황이 실현을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EU는 지난 1월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을 채택했으며, 이는 2027년 1월부터 LNG, 2027년 9월 말부터 가스관 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비교표는 아래와 같다.
| 항목 | 미국 제안 | EU 규정 |
|---|---|---|
| 가스 재공급 경로 | 우크라이나 경유 EU로 재공급 | 2027년 1월 LNG 금지, 2027년 9월 말 가스관 수입 금지 |
| 실현 가능성 | 러시아와 미국 기업 참여 필요 | 유럽 내 반대 여론 및 정책 충돌 |
재정 지원 압박과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
블룸버그에 따르면, NATO의 ‘우크라이나 우선 요건 목록(PURL)’ 프로그램에 대한 미납금은 약 20억 달러(약 2조 8000억원) 규모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자금을 회수하면서도, 미국 방산기업들의 무기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내년 전쟁 수행에 1550억 유로가 필요하며, 그 중 최소 700억 유로는 국방·무기·회복력 지원에 사용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EU는 2027년까지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450억 유로를 이미 배정했지만, 회원국 간 재정 부담과 러시아 동결 자산 활용에 대한 이견으로 추가 지원이 쉽지 않다.
종전 협상 전후의 전략적 변수와 향후 일정
우크라이나는 10∼11일 아부다비에서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실무급 회담을 열어 전후 안보 체제, 긴장 완화, 인도적 지원, 평화 조치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담 전 4일에는 미국·EU 고위급 회의가 브뤼셀에서 개최되며, 독일은 19일 베를린에서 ‘의지의 연합’ 정상회의를 진행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러시아를 초청하면서, 3자 협상의 진행 상황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각국은 회담 결과에 따라 에너지 공급 재개, NATO 재정 지원, 그리고 미국 기업의 러시아 시장 복귀 여부를 논의할 전망이다.
EU는 2027년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 금지 일정에 맞춰 정책을 실행할 계획이며,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차원에서 NATO에 추가 재정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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