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대표 최고위 발언 (사진=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신천지 교인의 집단 입당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사과했지만, 당내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친청(친정청래)계 최고위원들은 당원과 지지자를 향한 공개 사과와 책임을 요구했고,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사과 대신 당내 자정 노력과 제도 개선 절차를 언급했다. 비공개 의총 사과를 둘러싼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당 지도부는 신천지 문제와 관련한 갈등을 질서 있게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도 함께 내놨다. 전날 비공개 의총에서 나온 김 대표의 발언과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의 충돌이 이어지면서, 당내 계파 간 시각차가 공개적으로 드러난 하루였다.

비공개 의총에서 나온 사과와 설명

김민석 대표는 전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신천지 교인의 집단 입당 의혹과 관련해 사과했다. 김성회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김 대표는 당시 조사 결과를 두고 "3자 비밀연합의 증거는 없었다"고 말한 뒤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본 분들께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당 내부에서는 이 발언을 두고 김 대표가 신천지 의혹 제기에 대해 일정 부분 정리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사과의 대상과 범위를 놓고는 곧바로 논란이 이어졌다.

비공개 의총 사과가 공개 사과를 대신할 수 있는지를 두고도 시각이 갈렸다.

항목내용
사과 시점3일 비공개 의원총회
공개 회의4일 최고위원회의
문제 표현3자 비밀연합
관련 법 조항정당법 제52조 제2항

친청계의 공개 사과 요구와 책임론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친청계의 공세가 이어졌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근거도 없이 우리 당원들을 반명·분열주의, 신천지로 몰아세워 당원들은 참을 수 없는 모욕을 견뎌야 했다"며 "이 문제가 비공개 의총에서 '본의 아니게 피해 입으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몇 마디로 끝낼 문제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신천지 의혹으로 낙인찍히고 깊은 상처를 입은 피해자인 우리 당원들과 정청래 전 대표에게 '본의 아니게'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공개 사과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한민수 최고위원도 "당원과 지지자 앞에 제기한 의혹을 왜 국회의원들 앞에서만 사과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친청계는 정당법 제52조 제2항까지 거론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근거가 없는 신천지 3자 비밀연합 의혹을 어떤 목적과 근거로 왜 공표했는지 정당법 52조 위반 여부까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조항은 당대표 경선 등에서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에게 불리한 허위 사실을 공표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친청계는 사과보다 조사와 책임 규명이 먼저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일부 당원들은 김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당 대표 선거를 다시 치르자는 주장도 나왔다.

최민희 최고위원은 공개회의에 불참한 뒤 페이스북에 김 대표가 신천지 관련 발언을 하지 말라고 압박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비공개 최고위에서 김 대표로부터 관련 발언을 하지 말라는 압박을 받았고 이에 항의하자 김 대표가 격한 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 "공개할 걸 공개하지 않고 책임질 걸 책임지지 않으면 '신천지 안개'로 당의 위기는 계속된다"며 "상처받은 당원님들에 대한 사과는 기본적 의무"라고 적었다. 정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사과는 가해자의 의무이고 용서는 피해자의 권리"라고 썼다.

김민석, 공개 사과 없이 자정 노력 강조

김민석 대표는 친청계의 공개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례와 달리 마지막 순서로 발언한 김 대표는 "당내에서 종교의 정치 개입 우려가 사라지도록 당은 자정 노력과 제도 개선 절차를 밟겠다"며 "당의 통합과 민생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공개회의에서 신천지 의혹에 대한 추가 설명이나 별도의 공개 사과는 없었다. 대신 김 대표는 당내 정리와 제도 개선이라는 표현을 택했다.

한병도 최고위원은 "어제 의원총회에서 일부 입장차가 있었던 현안에 대해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하고자 토론과 숙의를 이어가겠다"며 "더 크고 단단한 민주당을 위해 화합과 단결을 이룰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당원 정비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아 조사를 담당했던 박선원 최고위원도 신천지를 직접 거론하지 않고 "정치인의 이해관계가 민생보다 앞설 수는 없다"며 "국민의 삶을 함께 지키는 데 힘을 모으자"고 했다. 전용기 최고위원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 곧 민주당의 성공"이라며 당내 논쟁의 결론은 국민의 삶과 민생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도부 다수는 확전 자제, 당내 갈등은 남아

지도부 내 다수는 공개 충돌이 이어질 경우 사과를 결단한 김 대표의 노력이 무색해지고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뒤 "당이 더 혼란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데 많은 의원이 공감하고, 김 대표가 결단한 만큼 앞으로 질서 있게 진행하는 게 맞다"며 "자정 노력 자체가 질서 있는 진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친청계 최고위원들의 공개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그분들의 주장"이라고 했다.

한정애 사무총장은 당 공식 유튜브에서 김 대표가 "당을 염려하는 마음과 본인의 죄송함이 굉장히 컸던 것 같다"며 "말씀의 진정성이 의원들에게 전달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해식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대표의 사과를 두고 "당을 위한 선택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며 "전체적인 의원들의 평가도 그렇다"고 전했다. 정 전 대표는 이를 두고 "비공개 사과를 구국의 결단처럼 영웅시하는 '쉴드치기'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는 갈등 확산을 막으면서도 조사와 자정, 제도 개선 절차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민주당은 신천지 관련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예산 정국과 당내 질서 정리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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